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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협박에도 '수무드 함대'가 가자 지구로 향하는 이유[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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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개 선박 연합, 지중해 건너는 중
가자 지구에 직접 구호품 전달 목표
식량·물 끊긴 가자 지구, 기근 위험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미국 뉴욕 유엔(IN) 본부에서 193개 회원국 정상이 모여 가자 지구 위기 해법을 논의한 지난 23일(현지시간), 지중해에는 40여척의 배가 집결했다. 대부분 작은 동력 보트, 요트로 이뤄진 이들의 이름은 '글로벌 수무드(Sumud·아랍어로 굳건함을 뜻함) 함대'. 약품, 식수, 식량 공급이 모두 끊긴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가자 지구 시민들을 돕기 위해 결성된 다국적 해상 비정부기구(NGO)다.

이스라엘 경고에도 가자 지구 향해

지중해를 통과하는 글로벌 수무드 함대 소속 선박. 알자지라 방송 유튜브

지중해를 통과하는 글로벌 수무드 함대 소속 선박. 알자지라 방송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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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무드 함대는 지난 6~7월 사이 다양한 해상 NGO가 연합해 탄생했다. 44개국에서 약 1만500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 중이며, 이들의 직업은 시민 활동가부터 선원, 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유럽의 환경 운동가로 유명한 그레타 툰베리도 합류한 상태다. 보유한 배는 총 50여척으로, 고급 요트, 작은 동력 보트 등 소형 선박으로 이뤄졌다.


이들의 임무는 바다를 통해 가자 지구에 구호물자를 직접 공급하는 것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실시간 추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38척의 배가 그리스 크레타섬에 정박했으며, 다른 6척의 배가 아테네 쪽에서 남하하며 합류해 총 44척의 대선단을 구성한다.

수무드 함대는 현재 국제 사회의 구호물자가 가자 지구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함대는 공식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은 육로, 해로, 공중을 모두 포위했고, 이 때문에 구호 활동이 제한된다"며 "해결책은 바다를 통해 (이스라엘을) 우회해 구호품을 직접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무드 함대가 지난 9일 공개한 불붙은 드론 모습. 글로벌 수무드 함대 SNS

수무드 함대가 지난 9일 공개한 불붙은 드론 모습. 글로벌 수무드 함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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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무드 함대는 자신들의 활동이 "제네바 조약에 따른 합법적 구호 활동"이라고 피력하지만, 실제 항해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대는 지난 9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 항구에 정박하고 있던 보트가 드론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불붙은 공중 물체가 배 갑판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튀니지 당국은 단순 화재 사고였다며 이를 부인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수무드 함대를 "하마스의 조직"으로 규정하며 "이스라엘 당국은 합법적인 해상 봉쇄를 위반한 행위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9일에도 툰베리 등 활동가들을 태운 NGO 소속 선박을 나포하고, 탑승자들을 추방한 바 있다.

2년째 봉쇄된 가자 지구, 이달부터 기근 위험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 지구를 향한 물자·인력 이동 제한을 시작한 것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 지구의 집권 세력이 된 2007년부터다.

당시 이스라엘과 맞댄 가자 지구 국경엔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이 세워졌고, 유일하게 이집트를 통해 가자 지구로 이동할 수 있는 육로인 라파 검문소는 이집트 정부가 폐쇄했다. 2009년 1월에는 가자 지구의 해안선 인접 바다 전체가 '가자 봉쇄 지구'로 지정됐다. 당시에도 국제 사회의 구호물자는 이스라엘의 까다로운 승인을 거쳐야 전달될 수 있었다.


이스라엘 협박에도 '수무드 함대'가 가자 지구로 향하는 이유[뉴스설참] 원본보기 아이콘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벌어진 2023년 10월7일 이후 가자 지구를 더 압박하며 포위하고 있다. 2023년10월9일에는 이스라엘의 "완전 봉쇄" 정책이 시행됐다. 물·약품·연료·전기·음식 등의 이동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다. 유엔 세계 식량 계획(WFP)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가자 지구의 식량 상황은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 3등급인 '위기'로, 시민 대부분이 끼니를 거르거나 영양분 섭취에 결핍이 있는 상황이었다. 이달부터는 최종 5등급인 '기근' 단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근 단계는 광범위한 기아가 발생하고, 영양실조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뜻한다.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가자 지구에는 전쟁이 없다. 10월7일 사건을 빌미로 자행된 집단학살만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휴전이 지체없이 이뤄져야 하고, 억압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굳건히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현재 상황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 한 명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평화를 원한다고 했는데, 노벨평화상은 이 갈등을 멈출 때만 가능하다"고 지원을 촉구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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