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안엔 중국 선전기술연구원 교수 "中, 4000개 유전자 확보 칩 완성"
대부분 바이오센서 실험실 단계 머물러…기술적·사회적 장벽 있어
바이오센서를 활용한 '결핵 단백질 칩'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
장시안엔 중국 선전기술연구원 교수는 24일 'KSBB-AFOB 콘퍼런스 2025' 행사장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결핵 유전자은행(TB gene bank)을 구축해 4000개의 유전자를 확보하고, 이로부터 4000개의 단백질을 생산해 '결핵 단백질 칩'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중국 합성생물학의 얼굴로 불릴 정도로 변형 단백질 기반 바이오센서(칩)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자로 인정받는다.
그의 연구주제인 '바이오센서'는 모든 생명체의 생물학적 과정에서 정보를 읽어낸다. 인간의 혈액 속 포도당·젖산, 염증 신호, 암 표지자, 면역 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진단·치료 보조에 사용된다.
식물의 경우 토양 속 영양소나 지나친 염분 등 스트레스 반응을 감지해 농업에 활용하고, 환경 분야에서는 물 속 오염물질, 공기 속 독성 가스, 해양 플랑크톤 반응을 측정하는 등 인간 건강을 위한 진단기기이자 생태계·농업·환경을 모니터링하는 생명과학 도구이다.
장 교수는 "현재 혈당 측정 바이오센서가 성공을 거뒀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서 최근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바이오센서로 결핵 단백질 칩을 꼽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을 95%, 환자 수를 9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결핵퇴치 세계전략(End TB Strategy)'을 추진하고 있지만, 낮은 백신 효율성과 약제의 내성 강화로 결핵 탐지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결핵 단백질 칩이 상용화되면, 결핵균 단백질을 다수 집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혈액 등에서 다중 항체 반응을 조기에 탐지해 빠르게 진단·치료할 수 있게 된다.
장 교수는 "이 칩은 임상 샘플을 활용해 알려지지 않은 병원성 단백질을 선별하는 플랫폼으로 사용된다"면서 "이를 통해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내고, 새로운 탐지 키트를 개발해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용화 직전의 상태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바이오센서가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이유에 대해 그는 "기술적·사회적 장벽이 있다"고 인정했다. 장 교수는 "바이오칩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탐지해 치료 단서를 제공하지만, 변형 단백질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독성·전염성·환경 유해성 여부를 점검하는 '바이오 세이프티'는 사회적 장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바이오센서가 지닌 낮은 민감도와 낮은 안정성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바이오센서 개발이 필요하고, 사회적 차원에서는 변형된 단백질 사용에 대한 생물안전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벽은 있지만,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 교수는 "합성생물학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바이오기술"이라면서 "새로운 회로와 새로운 세포를 설계해 기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연구 수준에 대한 질문에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교육과 창의성, 그리고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당시 LG연구소를 방문했는데 "영토는 작은 나라지만, 기술에서는 강대국이라는 슬로건이 인상 깊었다"면서 "이런 한국의 열정은 동료들에게도 감동을 전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한국은 혁신적이고 발전된 국가이며, OECD 선진 경제국 회원국이기도 하다"면서 "이런 혁신 정신을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연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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