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은행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전방안’ 세미나
한국경제와 은행산업 발전을 위해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은행이 비금융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지방소멸 등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진출 전략을 구상할 때 일본 은행이 했던 방식을 참고해 시장 지배력이 있는 현지 대형 금융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검토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전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연구원 소속 위원들은 은행 업무범위 확대방안, 지방은행 경쟁력 강화, 국내 금융사 해외진출 전략 개편에 대해 발표하며 일본 은행 및 금융사의 전략을 참고했다.
권흥진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 등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금융의 역할을 강화하려면 비금융 업무가 활성화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금융부문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려있는 은행권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며 "은행의 기여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부수업무 및 자회사 범위를 확대해 투자를 통한 이익을 보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한국과 유사하게 은행의 업무범위를 엄격히 규제했지만 이를 점진적으로 완화해 지역상사, 재생에너지, 고객 기업 혁신 등 다양한 분야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4일 오후 한국금융연구원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전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발표자와 토론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규민 기자
이 같은 방식의 접근은 지방은행 경쟁력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지방경제 활성화도 노릴 수 있다는 게 금융연구원의 시각이다.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비금융 자회사를 설립해 지역기업 승계 및 인수합병(M&A)부터 스타트업 지원 등을 하고 있다며 "일본 지방은행들은 지역기업과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수익원 다변화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은행 간 경영통합을 통해 비용절감 및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여러 지방은행을 소유한 지주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은행 간 고객정보 공동이용이나 정보기술(IT) 시스템 공동 사용 등이 검토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사례를 제외한 지방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지방 중소기업 대출 인센티브 제공 ▲지역재투자 평가 시 지역금융서비스 제공 배점 가산 ▲지자체금고·법원공탁금 유치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제시했다.
김석기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진출 전략에서도 일본의 사례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사는 현지 은행 지분인수를 통해 소매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지화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선임위원은 "정책금융기관 등이 참여해 신뢰도를 높여 은행들이 현지 대형 금융사 지분 인수로 대형화를 노려야한다"고 제언했다.
금융당국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검토 의사를 밝혔다. 신장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지역 중소기업 대출 인센티브 확대는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관계형금융(기업과의 장기신뢰 관계를 통해 대출·지분투자·경영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해 사업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제도)에 강점이 있는 만큼 스스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도 강조했다. 은행 업무범위 확대에 대해서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며 현행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금융사의 해외진출을 위한 금융진출협의체를 구성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지방은행의 경우 업무영역 확대는 물론 은행 간 정보공유,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완화 등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근철 BNK경영연구원장은 금산분리와 산금분리는 다르다며 "산업의 금융지배는 막아야하지만 금융사가 산업과 연계돼 영업하는 것은 장려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지주 산하 은행 간 정보 공유가 된다면 이를 통해 소비자가 5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의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지방 기업 투자에 대한 RWA 기준도 완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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