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중계하는 경마 영상을 이용해 1700억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끌어모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5일 조직폭력배 조직원 18명,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11명을 각각 도박공간개설, 한국마사회법위반(도박개장)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총책, 운영자 등 6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한국마사회의 실시간 경마 경주 영상을 불법 송출하며 도박 회원들로부터 도박자금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도박 회원에게 송금받은 도박자금 액수는 1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은 한국마사회의 실시간 경마 경주 영상을 해외 업체에서 제공받아 조직폭력배의 도박자금 충·환전 조직과 연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영자들은 이 대가로 조직폭력배에게 도박자금의 0.3~1%를 수수료를 지급했다.
이들은 한국 경마가 주 3일만 열리는 점을 감안해 일본 중앙·지방 경마 경기까지 병행 송출하며 사실상 매일 도박이 가능하도록 사이트를 꾸렸다. 경마 유튜버에게 회원 모집을 의뢰하거나 무작위 문자광고를 보내 회원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5억4000만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공식 경마장을 제외한 모든 온라인 경마사이트는 불법"이라며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과 이들과 연계된 자금세탁 조직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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