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데이터로 시청자별 다른 광고 송출
'기온별 정수기 광고' 효과 60% 상승
AI와 데이터 분석을 접목한 맞춤형 광고가 미디어 산업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시청자 취향에 맞춰 광고가 실시간으로 바뀌면서 콘텐츠 제작자도 새로운 광고 수익 구조를 이해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정인준 모티브 인텔리전스 광고사업본부장은 "FAST를 비롯한 TV 기반 플랫폼의 수익 핵심은 광고"라며 "콘텐츠 제작자가 광고 수익 구조를 이해해야 전략적 선택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2014년 모바일 광고로 출발한 모티브 인텔리전스는 2018년 국내 최초 CTV 광고 플랫폼 '크로스 타겟 TV'를 선보였다. TV와 모바일을 연결하는 특허 기술로, 데이터 기반 타겟팅 광고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모바일에서 생성된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전통 TV 광고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크로스 디바이스 매칭 기술로 TV에서도 세밀한 타겟팅이 가능해졌다. 특정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사용자의 TV에 게임 광고를 보여주거나, 지역과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형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정 본부장은 "TV 광고 성과 측정도 기존 시청률 중심에서 벗어나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직접적 판매 효과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데이터 활용 사례도 늘고 있다. 모티브 인텔리전스의 '다이나믹 CTV 광고'가 대표적 예다. 기상 데이터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광고를 제공한다. 정 본부장은 "최근 정수기 광고 캠페인을 하면서 기온에 따라 일반 정수기와 얼음 정수기 광고로 구분했는데, 높은 기온의 지역에서 노출된 얼음 정수기 광고의 웹사이트 유입률이 60% 높았다"고 소개했다.
해외에서는 아마기의 성장이 눈에 띈다.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통해 콘텐츠 유통과 광고 수익화를 지원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제작·유통·모니터링을 통합해 콘텐츠 공급자와 광고주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톰 파슨스 영업·사업개발부서 수석 이사는 "스마트TV 보급과 FAST 확대로 콘텐츠 유통이 민주화됐다"며 "특히 라이브 스포츠 이벤트 중심의 시청자 이동 추세가 광고 전략 수립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FAST와 CTV 광고가 기존 TV 광고와 디지털 동영상 광고의 장점을 동시에 제공한다고 입을 모은다. TV 광고에서 제한적이던 타겟팅과 성과 측정이 강화됐으며, 디지털 광고에서 포착하기 어려운 CTV 사용자층과 유튜브 프리미엄 시청자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미디어 생태계는 FAST와 CTV 플랫폼 중심으로 광고 집행과 콘텐츠 유통이 점차 통합될 수 있다. 특히 AI 기반 개인화 광고와 실시간 데이터 활용이 광고 효율성을 극대화해 전통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 간 경계를 허무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콘텐츠 제작자가 광고 구조를 이해하고, 광고주가 데이터 기반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미래 미디어 경쟁력 확보의 핵심인 셈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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