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무료 제공 넘어 AI 활용한 개인화 전략 필수
FAST의 핵심은 무료 스트리밍과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이다. 하지만 단순히 콘텐츠를 공짜로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네스터 이슬라바 누네즈 카넬라미디어 부사장은 "FAST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광고를 접한다"며 "핵심은 광고를 개인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을 활용해 시청자의 관심사와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넬라미디어는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집한 자녀 여부, 연령대, 선호 콘텐츠, 시청 시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광고를 최적화한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유아용품을, 특정 프로그램 시청자에게는 관련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단순 노출을 넘어 실제 구매로 이어지도록 유도한다.
시청자 참여형 광고와 게임화 전략도 주요 수단이다. 누네즈 부사장은 "광고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QR 코드 삽입, 인터랙티브 이벤트 등으로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는 TV뿐 아니라 모바일, 태블릿, 스마트폰 등에서 콘텐츠를 소비한다"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를 개인화하면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다채널 환경에서 광고가 시청자의 생활 패턴과 맞물리면 충성도가 상승하고, 장기적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랑스에 진출한 플루토TV나 라쿠텐TV는 이보다 효과적인 편성과 광고 송출에 더 신경을 쓴다. 시청자의 선택 부담을 줄이고, 무료 시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시도니 뒤마 CEO는 "FAST는 인터넷 방송이지만, 기존 TV처럼 선형 편성"이라며 "시청자가 채널을 넘기며 프로그램을 소비하므로 광고를 짧고 집중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청 경험 개선과 콘텐츠 품질 유지, 광고 혁신, 시장 세분화 등은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뒤마 CEO는 "FAST가 기존 시청자를 유지하면서 신규 시청자를 확보하려면 프로그램 녹화, 광고 건너뛰기 등 시청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를 지나치게 몰아붙이거나 반복 노출하면 시청자가 떠날 위험이 있다"며 "데이터 기반 전략으로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FAST의 장기적 경쟁력은 콘텐츠 무료 제공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개인화와 광고 최적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충성도 높은 시청자 확보, 맞춤형 광고, 다양한 기기 활용, 참여형 광고 전략이 결합해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OTT 간 경쟁이 심화한 한국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단순한 플랫폼 개설이 아닌 복합적인 전략과 제작사·광고주·플랫폼 간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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