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이 자폐증 유발'
트럼프 말에 임신부들 패닉
미 의학계, 아세트아미노펜 사용 권고 유지
"의사와 상의 후 사용하면 안전"
타이레놀-자폐 직접 인과관계 불확실
임신부들이 통증·발열 완화를 위해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은 안전하다는 전문가들의 권고가 나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혼란이 빚어졌지만 미국 의학계는 여전히 타이레놀이 임신부에게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소아과학회(AAP) 회장인 수잔 크레슬리 박사는 성명을 통해 "오늘 백악관 자폐 관련 행사에서는 위험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가 전달돼 부모와 임신부에게 혼란을 주고, 자폐인들에게도 불이익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원료)은 기본적으로 타이레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임신 중 복용하면 (아기의) 자폐증 위험을 매우 높일 수 있다"며 "타이레놀 복용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식품의약국(FDA)가 의사들에게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자폐증 위험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 "아세트아미노펜, 임신 중 사용 적합한 약물"
하지만 미국 주요 의료 기관들은 임신 중 통증과 발열 치료를 위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사용과 관련 잠재적 위험보다 이점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임신 중 사용해도 안전하고 1차 치료제로 권장한다고 확인했다. 산모-태아 의학회(Society for Maternal-Fetal Medicine) 역시 "임신 중 통증과 발열 치료에 적합한 약물"이라는 기존 권고를 재확인했다.
이들 단체는 임신부가 약물 복용에 대해 의료진과 상의할 것을 권고하면서도 "아세트아미노펜과 자녀의 신경발달 장애 사이 인과 관계를 명확히 입증할 증거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美 의료계, 타이레놀-자폐증 연구 한계 지적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 등 신경발달 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봤지만, 아세트아미노펜 복용량이나 복용 기간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없는 등 연구 설계에 한계가 많고 대부분 연구가 대상자가 직접 보고한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임신 중 통증이나 발열 자체가 신경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COG 회장 스티븐 플라이슈만 박사는 "과거 연구에서는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 관련성 제시는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미국 예일대 발달장애클리닉 소장 제임스 맥파틀랜드 박사는 CNN에 "자폐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복잡한 질환이며, 단일 원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임신부의 통증과 발열을 관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수십 년간의 연구에서도 권장 용량으로, 의사와 상의해 사용하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맥파틀랜드 박사는 "기존 권고와 크게 다르지 않고 임신부는 질병 위험을 고려해 의사와 상의하며 적절한 약물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트 박사는 "임신부의 통증·발열 치료는 비임신자와 다르게 접근해야 하므로 세심한 상담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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