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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가현안 산더미인데…정쟁의 늪에 빠진 與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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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가현안 산더미인데…정쟁의 늪에 빠진 與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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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흘렀지만 여야는 여전히 '정쟁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K스틸법'과 '반도체특별법' 등 민생경제 관련 법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의 결과물인 민생경제협의체는 출범도 하지 못한 채 무기한 연기됐다. 국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등 어디를 둘러봐도 협치는 찾아볼 수 없고 냉랭한 갈등 기류가 가득하다.


정치가 사실상 멈춘 사이, 국가적 현안은 산더미처럼 쌓였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실무 관세 협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통상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고민이다. 이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25~5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적용받는 자동차·철강 업계는 연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국가 현안의 엉킨 매듭을 풀어줘야 할 국회 상황은 어떤가. 여야가 힘을 합쳐 대응해도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풀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여전히 서로 물고 뜯기 바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의 유엔(UN)총회 참석 출국에 맞춰 "사실상 관세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했다"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주말에는 약 6년 만에 동대구역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이재명 독재를 막아내겠다"는 구호가 가득했던 광장.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실종된 채 공허한 투쟁의 메아리가 이어졌다.


집권 여당의 책임감을 지닌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각을 세우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국가 현안 대응을 위해 야당에 손을 내밀고, 해법을 찾아야 할 여당이 갈등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야당을 향해 "기괴하다"거나 "헌정 유린의 결정체"라는 거친 언사를 쏟아낸다. 대화의 파트너로서 제1야당을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9월 정기국회 출범 이후 약 3주 동안 여야가 합의한 민생 관련 법안은 찾기 힘들다. 여야 대치 속 본회의를 통과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별검사법 개정안 등이 전부다. 비쟁점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민생경제협의체는 언제 제 기능을 발휘할지 감감무소식이다.


여야 협치 없이 민생 해결이 가능하겠는가. 진영이 다른 만큼 개혁과 정책을 놓고 다툴 수는 있으나 소모적인 난타전이 길어지면 국민 삶이 무너진다. 오늘도 청년들은 구직으로 불안을 호소하고, 자영업자는 매출 부진과 대출 이자로 고통받는다. 지금이라도 대승적 협치에 나서야 한다. 야당의 실효적인 대안 제시와 여당의 대화 의지가 뒷받침돼야 꼬여 버린 정치의 매듭을 풀어낼 수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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