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 無 자율주행' 시내 첫 운행
청계광장~광장시장 왕복 4.8㎞
운행 초기 무료 후 내년 하반기 유료화
"시험운전자 동승…'완전무인'은 아냐"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버스가 운행을 시작한다. 그간 자율주행 택시·버스가 시내 일부 구간에서 운행돼왔지만, 운전석과 운전대가 없는 자율주행 교통수단은 이번이 첫 사례다.
서울시에 따르면 23일 오후 1시부터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청계A01'노선이 운행을 개시한다. 승객 8명이 탑승할 수 있는 청계A01은 청계광장을 시작해 세운상가가 있는 청계3가, 광장시장 부근 청계5가까지 왕복 4.8㎞ 구간을 차량 2대가 순환해 오간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하며, 점심시간을 제외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50분 사이 운행한다.
운행 초기에는 무료로 운영되지만,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탑승할 수 있다. 시는 시범운행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 중 유료화를 검토 중이다. 유료화 후에도 기후동행카드를 통해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지하철·시내버스처럼 수도권 환승할인도 적용된다.
청계A01 차량은 국내 자율주행 기업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ROii'를 활용한다. 내부에는 자율주행 상태와 운행정보를 안내하는 대형 디스플레이, 휠체어 탑승 리프트 등 편의 시설을 갖췄다.
청계A01은 운전석, 운전대가 아예 없지만 '완전 무인' 단계는 아니다. 앞서 운행 중인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심야 자율주행택시는 모두 운전석이 있다. 특정 도로 및 구간에서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레벨 3' 단계의 자율주행이다. 청계A01은 운전석은 없어도, 긴급 상황 대처 등 안전을 위해 시험운전자 1명이 상시 탑승한다. 시 관계자는 "시험운전자가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완전히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레벨 4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레벨 3보다 조금 진일보된 정도"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시는 기술을 지속해서 고도화해 야간 운행과 함께 운행 구간 연장을 검토하고, '완전 무인 셔틀'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2021년 '서울 자율주행 비전 2030'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를 선포했다. 당시에 "연간 4000만명이 찾는 도심명소 청계천에 순환형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2022년 11월부터 자율주행버스가 시범운행됐지만, 사업자의 중도 포기로 운행을 멈춘 바 있다. 시는 대표적인 관광지인 청계천 인근에 신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배치하면서 주목도를 끌 수 있고, 이미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청계천 일대가 지정된 점을 고려해 이번 청계A01의 운행 구간을 설정했다.
이 밖에도 시는 자율주행차 운행을 확대해왔다. 2023년 말 세계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 버스'를 무료 운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새벽 노동자를 위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와 함께 강남·서초구 일대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을 개시했다. 아울러 지난 6월 동작구에 이어 동대문구·서대문구에 마을버스 개념의 '지역동행 자율주행버스'가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서울 도심 명소인 청계천에서 한층 진보된 국내 자율주행 기술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 곳곳에서 고도화된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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