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검찰개혁 입법청문회, 시작부터 파행
與 비판 유인물·의사발언 기회 두고 여야 '충돌'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의 경위를 집중 추궁하려던 검찰개혁 입법청문회가 여야 충돌로 파행을 거듭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을 향해 회의 진행 방지 금지 물건의 철회를 요구하면서 개회 시간을 20분 미뤘다. 이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노트북 앞에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 문구와 함께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을 부착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문구를 떼지 않았고, 국회 직원들이 철거를 시도하자 "직권 남용"이라며 저항했다.

22일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조치를 받은 국민의힘 나경원, 송석준, 조배숙 의원이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2 김현민 기자
추 위원장은 10시30분경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법사위원인 나경원, 송석준, 조배숙 의원의 퇴장을 명령했다. 추 위원장은 "국회 규칙을 위반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혔을 경우 위원장이 경고, 제지할 수 있다. 따르지 않은 의원에 대해 당일 회의 발언 금지하거나 퇴장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퇴장하지 않은 채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줄 것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추 위원장은 "검찰 개혁되면 큰일 나느냐, 이렇게 하는 것이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송 의원은 "계속 이런 추한 법사위 모습을 지킬 건가, 가을 추 자가 아니라 추할 추 자가 붙는 그런 법사위가 된다"고 반발했다. 여야 대치가 계속되자 추 위원장은 결국 오전 10시50분경 정회를 선언했다.
30분 후 회의를 다시 열었으나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추 위원장 자리로 가 의사 진행 발언 기회를 거듭 요구했고 추 위원장은 국회 선진화법 위반을 거론했다. 추 위원장은 "위력으로 회의 진행을 방해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퇴장을 명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면서 재개된 회의는 15분 만에 다시 멈췄다.
법사위는 오후 2시 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추 위원장은 "의사 진행을 방해한 매우 위중하고 엄중한 사안에 대해 위원들과 논의해 별도의 후속 대책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오후 회의에서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이 고의적 증거 은폐 시도였는지 단순 실무상 실수였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전성배씨 자택을 수사하던 중 확보한 돈다발 관봉권 띠지를 분실한 것이다. 관봉권에는 검증 날짜 등이 표시돼 있어 자금 경로 추적에 사용되기도 한다.
민주당은 앞서 띠지 분실이 수사관의 실수가 아닌 검찰 지휘부가 윤석열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증거를 고의로 인멸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띠지 분실은 검찰이나 수사관의 단순 실수이고, 전씨 의혹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