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회사지만 더 나은 투자
버크셔해서웨이가 17년 만에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고 21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이 보도했다. 이 기간 BYD 주가는 389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는 2008년 고(故) 찰리 멍거 부회장의 권유로 BYD 주식 2억2500만주를 2억3000만달러에 매수했다. 2022년 8월부터 BYD 주식 매도를 시작해 작년 6월까지 약 76%를 처분했다. 이후 보유 주식 수가 홍콩거래소의 공개 의무선 이하로 내려가며 버크셔는 후속 매도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CNBC 등은 버크셔가 5400만주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CNBC는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1분기 재무제표에서 3월 31일 기준 BYD 투자 가치가 0이라고 기재된 것을 확인했다. 전량 매도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나와 있는 투자 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지분이 5% 미만으로 떨어진 뒤에도 매각을 이어갔다.
버크셔 대변인은 BYD 지분 전체가 매각됐다고 확인했다.
CNBC는 이에 대해 "정말 놀라운 결정"이라며 버크셔가 BYD 주식을 보유했던 기간 BYD 주가가 3890% 상승했다고 밝혔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버크셔가 BYD 매각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2023년 CNBC와의 인터뷰에서 "BYD는 뛰어난 사람이 운영하는 뛰어난 회사지만, 그 돈으로 더 나은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 버크셔는 몇 달 전 매수했던 40억달러 규모 TSMC 주식을 대부분 매각했다.
한편 CNBC는 버핏 회장이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하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국 기업들이 현행 분기별이 아니라 반기별로 실적을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2018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금융시장이 지나치게 단기 성과에 집중돼있다"며 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이러한 흐름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장기적 전략, 성장, 지속가능성을 희생하며 단기 이익에 집착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기업 실적이 영향을 받을 때 기업들이 단기 전망을 맞추기 위해 장기적으로 유익한 지출을 줄이는 일이 발생한다고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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