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계정 일제히 차단…"디지털 사망"
한국과 관련한 '가짜 뉴스'를 진짜로 받아들이는 일부 중국인의 실태를 꼬집었던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후천펑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쓰촨성 청두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78세 여성이 매달 107위안(약 2만 1000원)의 농촌사회보장금에만 의존해 살아간다는 사연을 듣고 함께 장을 보는 영상으로도 눈길을 끌었던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후천펑(晨). 후천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21일 중국 중화망 등 현지 매체는 후천펑의 더우인·웨이보·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일제히 이용 중지됐다고 보도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건 지난 16일 라이브 방송에서였다. 구독자가 90만명에 달했던 그의 웨이보 페이지에는 '관련 법률 및 규정 위반으로 계정이 현재 정지된 상태'라는 메시지가 표시됐다. 구독자 130만명이 넘었던 더우인 계정에도 모든 게시물이 사라졌다.
중화망은 이를 두고 '예고 없는 디지털 사망'이라고 비유했다. 현지 매체들은 후천펑 계정 차단의 결정적 계기가 지난해부터 '중국 내 계급 사회 고착화'를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중국 내 계급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애플과 안드로이드 대결 구도에 비유해 '애플 인간'은 미·중 합작 대학에 다니며 해외브랜드를 소비하는 계층으로, '안드로이드 인간'은 이와 반대인 서민층으로 표현했다.
후천펑은 이미 2023년부터 중국산 차 폄하, 엘리트 도시 조장 등을 사유로 중국 SNS 플랫폼에서 5차례 임시 차단당했다. 이번 '전면 차단'은 후천펑이 결국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매체들은 분석했다.
그는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뒤 "'100위안'(약 2만원)으로 태국에서 한 달 살기" 등 국가별 구매력 차이를 보여주는 영상 등을 제작해왔다. 쓰촨성 청두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78세 여성이 매달 107위안(약 2만 1000원)의 농촌사회보장금에만 의존해 살아간다는 사연을 듣고 함께 장을 보는 영상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 여성과 대화한 영상을 공개한 뒤에는 임시 차단 조치를 받았고, 이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에선 사회 밑바닥 사람들의 삶을 촬영해선 안 된다" 등 당국을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국의 1일 최저급여로 마트에서 장보기'라는 영상도 제작했는데, 그는 한국 법정 최저시급(지난해 기준 9860원)으로 하루 8시간 일했을 때 받는 7만 8880원으로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다. 그는 이 돈으로 닭고기, 우유, 수박 반 통 등을 구매하며 "한국의 구매력은 엄청나게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온라인상에 널리 퍼져 있는 '한국인들은 가난해서 (비싼) 수박·고기 등은 못 사 먹는다'는 루머를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그는 한국과 관련해 "한국은 진짜 선진국이다"라며 "장점을 배워야 중국도 선진국이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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