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관악S밸리 창업페스티벌’ 가보니
8년 간 관악S밸리 공 들여 만들고
15억 교육지원 예산도 100억으로 늘려
베드타운서 혁신경제도시로 도약
교육용 프로그래밍 로봇 카미봇(Kamibot)을 움직이는 초등학생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카미봇 조종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한 초등학생이 박준희 관악구청장에게 태블릿 조종기를 건넸다.
“구청장 할아버지한테 알려줄래?” “이거는 오른쪽으로 돌리고, 이건 왼쪽으로 돌려요. 이건 앞으로, 저건 뒤로요.”

박준희 관악구청장(가운데)이 지난 19일 ‘2005 관악S밸리 창업페스티벌-로봇·AI 경진대회’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조종기 조작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관악구 제공.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별관 7층 강당에서는 ‘서울대 로봇·AI 경진대회’가 열렸다. 서울지역 초등학생 36명이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로봇들을 조종했다. 저학년은 다른 친구보다 더 많은 블록을 확보하기 위해 바쁘게 물류로봇을 작동했다. 고학년생들은 로봇 그리퍼(손)를 이용해 블록을 들어 옮겼다. 로봇 조종을 게임으로 해서인지 아이들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현장을 찾은 박준희 구청장은 “어릴 때부터 로봇을 작동하고 흥미를 갖고 집중하다 보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연구자, 벤처 창업가의 꿈을 갖게 된다”며 “초등학생들에게 로봇교육, 인공지능(AI) 교육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봇·AI 경진대회는 이날 관악구청에서 열린 ‘2025 관악S밸리 창업페스티벌’ 행사 중 하나다. 관악S밸리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추진하는 박 구청장은 2019년 창업페스티벌을 시작했고, 올해가 6회째다. 구청과 서울대, 서울창업센터관악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구청 본관 로비에서는 관악S밸리에 입주한 기업의 홍보부스와 로봇체험존, 패널 전시가 진행됐고, 대강당과 그 주변 행사장에서는 특강과 창업토크쇼, 창업아이디어 현장 발표대회, 창업자를 위한 1대 1 투자자문 상담도 이뤄졌다. 낙성벤처창업센터 등에 입주해 있는 피매치와 주렁주렁스튜디오, 아르토AI, 링크루트 등 스타트업도 참여했다.
박 구청장은 "관악구는 서울대를 품고 있고,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경쟁력 있는 지역인데도 과거에 베드타운에 머물러 있었다"며 "미국 스탠퍼드대 부근에 실리콘밸리가 있듯이, 최고 학교 주변을 스타트업밸리로 만들어 혁신경제도시를 조성하자는 게 관악S밸리"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될 동네가 베드타운 머물러서야"
박 구청장은 ‘로봇·AI 조기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AI에 접할 기회를 일찍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구청이 예산을 지원해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AI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2018년 15억원에 불과했던 구청의 관내 초중고 교육경비 지원 예산을 해마다 단계적으로 늘려 올해 100억원 규모까지 확대했다.
박 구청장은 “2018년 구청장에 취임하고 보니 예산이 너무 적어 10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마음먹었고, 올해 그 목표를 이뤘다”며 “초등생 AI 교육 강화가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벤처창업 도시가 혁신경제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일찍부터 AI를 접할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코로나19 이전에 추진했던 초등생 로봇 현장학습 교육도 상황을 봐 재개할 계획이다. 교육은 일정한 선발 절차를 거친 초등학생을 6개월가량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이다.
박 구청장은 “상상이 현실이 되고 그게 기술로 이어지면서 세상을 바꾸는 벤처 창업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반드시 선도해야 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살길이기도 하다”며 “관악에 많은 스타트업이 정착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힘이 일자리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관악S밸리는
관악구가 서울대와 협력해 조성한 창업·혁신 생태계 허브로 청년 창업 지원과 글로벌 유니콘 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지역 경제정책 사업이다. 'S'는 스타트업(START-UP), 스타(STAR), 서울대(SEOUL NATIONAL UNIVERSITY) 등 다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관악구는 봉천동 낙성대공원 중 일부 부지(7만3000㎡)를 공원에서 해제시켜 서울시, 서울대와 함께 대규모 창업 거점 공간을 조성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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