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시장 뒤에 숨겨진 의료 안전 구멍
의료기관 책임 회피·무허가 시술 문제도 심각
외모 지상주의가 뿌리내린 중국에서 성형수술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가운데, 시술 후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 언론 지무뉴스는 18일, 상하이에 사는 A씨(58·여)가 성형수술을 받은 지 10일 만에 자신의 얼굴 상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영상 속 A씨는 얼굴 전체를 붕대로 감싼 채, 눈 주변과 입가가 짙은 자주색으로 변색돼 있었다. 통증이나 염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형상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
수술 부위가 검붉게 변하고 부기가 가라앉지 않자 그는 스스로를 "판다 같다"고 표현하며, 성형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A씨는 "시술 이후 시간이 꽤 지났지만 붓기가 줄기는커녕 멍이 더 짙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예뻐지고 싶다는 욕심에 결정했지만, 지금은 후회된다. 누구든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술 후 얼굴이 '판다처럼' 변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유사하게 보고된 바 있다. 2022년, 후난성 창사에 거주하던 B씨(50대)는 지방이식을 포함한 눈 성형 후 얼굴 전체가 멍과 붓기로 뒤덮이는 부작용을 겪었다. 치료를 요구하고자 병원을 찾았지만, 해당 병원은 이미 상호를 바꾸고 "과거와 무관하다"며 대응을 거부했다.
결국 B씨는 의료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섰고, 여전히 사건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그는 "밖에 나갈 수 없어 집 안에서도 선글라스를 쓸 수밖에 없다"며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됐다고 토로했다.
유명인도 예외 아냐…심각한 후유증 호소 사례도
중국에서 성형수술은 더 이상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수술 전후 과정을 대중에 공개하면서 젊은 여성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성형에 나서는 추세다. 이로 인해 중국 성형 산업은 '외모 경제'로 불릴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산업연구망은 올해 중국 의료 미용 시장 규모가 약 4100억 위안(한화 약 8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15% 이상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시장의 성장은 의료 안전성과 비례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합법적인 의사를 갖춘 의료기관은 여전히 부족하고, 무허가 시술과 과장 광고, 책임 회피 등이 만연한 실정이다.
가수 겸 배우 가오류(31) 역시 2020년 코 성형 후 감염이 발생해 코끝 피부가 괴사되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 그는 "피부가 검게 변하며 썩어들어갔다"며,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이로 인해 예정됐던 드라마에서 하차했고, 수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이후 그는 성형의 위험성을 알리는 활동에 나섰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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