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베란다·한강 텐트 자리까지 거래
호텔 숙박료 수백만 원 인상 사례 속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릴 예정인 불꽃축제를 앞두고 인근 숙박시설 요금이 급등하고, 명당자리를 판매하거나 양도하는 중고 거래가 속속 등장하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27일 한화그룹이 주최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매년 수백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국내 대표 야외 행사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인근 호텔과 고층 아파트 등 불꽃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명당'으로 불리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호텔 업계는 이 기간을 '초특수 시즌'으로 보고 객실 요금을 대폭 인상했다. 여의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일부 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은 1박 기준 세금 포함 1300만 원을 넘는 금액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 객실도 기존보다 두세 배 높은 가격이 책정됐으며, 불꽃이 보이지 않는 시티뷰 객실조차도 주말 평균 요금 대비 큰 폭으로 인상됐다.
용산의 한 대형 호텔은 불꽃 조망이 가능한 식사 패키지를 지난해보다 상향된 가격으로 출시했다. 노보텔 계열의 한 호텔은 지난해 82만 원대에 제공하던 식음·숙박 패키지를 올해는 86만~89만 원대로 올려받고 있다.
호텔뿐 아니라, 중고 거래 플랫폼과 SNS 등지에서 일반인들이 불꽃 명당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는 최근 '불꽃놀이 텐트 명당자리 대행'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전날 밤부터 텐트를 쳐 명당을 확보해주겠다"며 대가로 18만 원을 요구했다.
여의도 인근 아파트의 고층 세대를 시간 단위로 공유하거나, 베란다 공간을 50만원 이상에 임대하겠다는 글도 다수 확인됐다. '한강뷰 최고층 숙소 대여'라며 48만 원에 4인 숙박을 제안하는 사례도 있다.
한 시민은 "매년 같은 장소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행사인데, 점점 돈 없으면 명당에서 보기도 어렵게 되는 분위기"라며 "도시 축제의 공공성을 다시 고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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