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담양 공보의 20여명
부당 병가 사용과 무단결근 확인
군 복무를 대신해 의료 취약지역에서 근무하도록 지정된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의 부적절한 근무 행태가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동료끼리 허위 진단서를 발급하며 병가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거나, 진료 대신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는 등 업무 태만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감사원이 19일 공개한 전남 곡성·담양군 기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곡성군 소속 공보의 5명은 진료 없이 서로 관절염, 감기, 급성 장염 등을 이유로 진단서를 발급해 병가를 사용했다. 특히 한 공보의는 다가올 병가를 미리 예상해 허위로 병가를 신청했고, 병명과 치료 기간이 실제와 다르게 작성된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 복무를 대신해 의료 취약지역에서 근무하도록 지정된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의 부적절한 근무 행태가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또한, 일부 공보의들은 근무지에 출근하지 않고 관사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 등 심각한 근무 태만 행위를 벌였다. 곡성군 한 보건지소 소속 한의사 공보의는 환자들에게 침술 치료 대신 상담만 제공해 진료를 소홀히 했으며, 환자 감소에 따른 개인적 용무를 이유로 진료 시간 대부분을 관사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1년에 가까운 363일간 실질적인 근무를 하지 않은 사례도 포함됐다.
담양군 소속 전현직 공보의 8명 역시 진단서 없이 병가를 사용하는 등 부적절한 휴가 사용이 드러났고, 1명은 8일 이상 무단결근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휴가 승인 담당자는 공보의들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근태를 관리하기 어려웠고, 동료 공무원들도 이들의 휴가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무단결근 사실이 쉽게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들은 공보의 제도를 통해 의료 공백을 해소하고자 했던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공보의 수당 중 업무 활동 장려금 상한을 기존 180만 원에서 225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으나, 감사원은 관리·감독 부실을 강하게 질타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병무청과 보건복지부에 관련 법령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고, 공보의 복무 실태 전수조사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 마련을 통보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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