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브리지트는 남자” 주장에 소송
향후 법적 공방 장기화할 가능성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브리지트 여사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화학적 증거를 미국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는 20일 영국 BBC 방송의 18일(현지시간) 보도를 인용, 마크롱 대통령 부부의 법률 대리인 톰 클레어 변호사가 마크롱 부부가 미국 우익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관련 증거들을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클레어 변호사는 여사의 임신 사진과 자녀 양육 과정이 담긴 자료 역시 증거로 제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문제는 오언스가 유튜브·인스타그램을 통해 퍼뜨리면서 불거졌다. 오언스는 브리지트 여사가 원래 남성이었으며, 마크롱 대통령과 혈연관계라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더 나아가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실험 산물이라는 음모론을 언급해 파장을 키웠다.
이는 이미 프랑스 내에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진 바 있다. 앞서 두 명의 프랑스 여성은 브리지트 여사가 사실은 오빠 장미셸 트로뉴이며 성전환 수술을 통해 현재의 삶을 살고 있다는 주장을 유튜브 영상으로 퍼뜨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 법원은 유죄를 인정하고 손해배상 판결을 했지만, 지난 7월 파리 항소법원은 "피고인들이 선의에 따른 실수를 저질렀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법원은 루머의 진위 자체에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항소심 결과는 피해 당사자인 브리지트 여사에게 큰 충격을 안겼고, 변호인 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루머는 프랑스를 넘어 미국 극우 세력과 음모론자들을 통해 확산했고, 최근 오언스가 이를 다시 공론화하면서 국제적 논란으로 번졌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이번 소송에서 명예 회복을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프랑스 법원의 무죄 판결과 미국 내 표현의 자유 논란이 맞물리면서 향후 법정 공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미셸 오바마 전 미국 영부인,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저신다 아던 전 뉴질랜드 총리 등도 성별·성적 지향성을 둘러싼 루머의 표적이 된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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