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청년의 날 메시지
이 대통령 "청년 어려움은 기성세대 잘못…기회 많이 만들겠다"
청년주간, 청년 농업인 만남·청년 스타트업 간담회·청년 토크콘서트도 개최
이 대통령 "청년 전체가 피해 계층이라 생각"
일자리·주거 등 어려움 듣고, 즉석 답변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년의 날을 맞아 "청년들에게 희망을 돌려준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결국 기회의 부족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주를 '청년 주간'으로 삼고 청년 농업인과의 만남(16일), 청년 스타트업 간담회(18일), 청년 소통·공감 콘서트(19일) 등을 진행하며 '2030'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청취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들을 만나는 날이면 언제나 설렘과 송구함을 함께 준비한다"면서 "푸르른 열정을 한가득 담아간 적도 있지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 적도 있다. 청년 소통·공감 콘서트도 저에겐 그런 시간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독한 가난의 시절을 겪었지만, 고도성장기 대한민국에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불균형도 격차도 있었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기회가 올 거라는 희망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직면한 청년 문제의 근원에는 '기회 부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저성장으로 기회가 줄어드니 경쟁 대신 전쟁만 남았고, 서로 사랑해야 할 청년들이 남녀를 갈라 싸우는 지경이 됐다"면서 "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실패해도 탈락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들이 극한 경쟁으로 내몰리지 않는 나라여야 성장도 혁신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앞으로 더 많이 만나고 듣겠다면서 자신의 바람도 남겼다. 이 대통령은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청년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열어준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것"이라며 미래를 위해 꿈을 포기하지 않는 나라, 자신의 노력으로 당당히 자립할 수 있는 나라, 청년들이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나라, 대한민국 국민이 이뤄온 위대한 성취를 생각하면 어렵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과업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 참석한 李대통령 "청년세대 어려움을 기성세대들의 잘못"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마포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 참석 "청년세대가 어려워졌다. 기성세대들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청년들과 제가 살았던 청년 시절을 비교하면 명백하게 요즘 세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일자리가) 청년들 기대 수준에 맞지 않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회의 총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차이가 "미래가 희망적이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의 상황은 과거와) 완전히 반대"라면서 "(일자리를) 구해도 안정성도 없고. 미래가 희망적이지도 않다. 그러다 보니 결혼도 연애도 다 포기하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 기성세대들 잘못"이라고 꼬집고 "이런 것을 예측하고 대책을 만들었어야 했다. 제가 제일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청년 정책에 대해서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라며 20대 남녀가 서로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통계조사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세대 전체가 피해 계층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기회의 총량이 부족하다. 다른 사람 통과하면 나는 통과 못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까워야 할 청년세대 남녀가 편을 지어 다툰다"고 얘기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가 망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국민, 백성들의 힘으로 극복해 오지 않았나. 극복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자랑할 만한 나라가 돼가고 있다"며 "기회를 만들고 리셋하고, 새로운 각오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고 힘을 합쳐서 통합해서 함께 나가면 새로운 열어갈 수 있다"고 했다. 또 "대화를 정말 많이 하면 좋겠다"며 "전에는 실금을 그었는데 요즘은 실선을 그을 뿐만 아니라 아예 벽을 쌓아서 접촉이 잘 안 된다. 노동자와 기업인들이, 청년과 기성세대들이, 특히 청년 남성과 청년 여성들이 대화를 많이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채용 문 넓혀달라' 요청에 李대통령 "대기업 회장님에게 읍소했더니 들어주고 있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청취한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할 것을 약속했다. 한 참가자가 '채용 문을 넓혀달라'고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대기업 회장님들에게 '청년들 좀 뽑아달라'고 읍소·부탁했는데 다행히 들어주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 "(채용이) 지속되려면 기업에 손실이 없어야 한다. 교육 훈련을 기업이 대신해주는 점에 세제 혜택을 줘서 손해 보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생 에너지 관련 일자리를 확대해 달라는 한 청년의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재생에너지 사회로 대대적으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운을 뗀 이 대통령은 "거기에 일자리를 포함해 엄청난 기회가 있는데 여기에 공격과 선동이 있다"며 더 나은 상황을 위한 작은 고통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침소봉대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에너지 전환 정책을) 밀어붙이면 어떨 것 같나"라며 묻기도 했다.
다자녀 가구 및 신혼부부, 지역 청년 등에 혜택을 늘려달라는 요청에 이 대통령은 현금지원이나 지역화폐를 주는 게 낫지 않냐고 답변했고, 공공 주택에 대해 분양보다 임대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는 적극 수용의 뜻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분양과 임대 중 어떤 방안에 찬성하는지 손을 들어보라고 하고 임대에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자 "정책 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 전에는 '임대는 포퓰리즘'이라고 했지만, 바꿀 때가 된 것 같다"라고 하기도 했다. 대통령실도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부처, 공공기관, 기업엔 권장하면서 대통령실은 못 하고 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