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횡령 등 혐의
소환조사 하루 만에 신병 확보 시도
'정교유착' 권성동 구속 후 첫 소환조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통일교 전 비서실장 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첫 소환조사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곧바로 신병확보 시도에 나선 것이다.

특검의 출석 요구를 세 번이나 불응했던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5.9.17 강진형 기자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통일교 한학자 총재 및 정모 전 총재 비서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영장에 적시된 혐의명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 등이다. 한 총재가 구속 기로에 놓인 것은 2012년 9월 총재직에 오른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한 총재는 전날 9시간 반가량 이어진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보고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가 세 차례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다 공범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된 후에야 자진 출석하는 등의 태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씨는 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인 천무원 부원장이자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으로 알려진 인물로, 한 총재와 같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는 다음 주에 열릴 전망이다.
특검, '정교유착 의혹' 권성동 의원 구속 후 첫 조사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을 구속 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政敎) 유착' 의혹의 한 축으로 지목됐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투표를 마친 뒤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25.9.11 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박 특검보는 "권 의원에 대한 조사에서는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 외에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봤던 부분에 대해 또 다른 수수가 있었는지 여부를 묻게 될 것"이라며 "통일교와의 여러 관련성에서 비롯된 구체적 행위가 있었는지 등 전반을 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같은 날 영장을 발부했다.
권 의원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교단 현안 해결 등을 요청받으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권 의원을 소환 조사한 뒤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권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해 국정을 농단하고 선거에 개입했으며 사법 질서를 교란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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