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소법상 구속기간 계산 논란에 의견 밝혀
라디오 출연해 현안 언급에 SNS 글까지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법원 결정을 두고 바로 잡을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문 전 대행은 지난 4월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헌재 탄핵 심판의 심리를 이끌어왔다. 같은 달 18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문 전 대행은 언론 인터뷰와 강연 등을 해왔지만 윤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18일 문 전 대행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은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며 "이제라도 보통항고를 해 상급심에서 시정 여부를 검토할 기회를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합의25부의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 간'으로 계산하면 구속기간이 만료된 뒤 윤 전 대통령 기소가 이뤄졌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날을 기준으로 산정해온 실무 관행에서 벗어난 이례적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검찰이 즉시 항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대검찰청은 결국 즉시항고를 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보폭 넓히는 문형배 "내란전담재판부, 피고인 이의에 따라 헌재 갈 것
법조계와 학계에선 첨예한 재판장의 판단이 통상의 검찰 실무례와 다른 점을 들어 이 쟁점에 관해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구속 취소 결정이 타당한지 상급심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고, 항고·재항고를 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대법원의 통일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문 전 대행 또한 이런 의견에 대해 첨언한 것이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주문을 직접 낭독해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문 전 대행은 최근 시사 라디오 출연, 특별 강연 등 적극적으로 대외 행보에 나서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나아가 문 전 대행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른바 내란전담재판부 문제는 피고인의 이의에 따라 헌재가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담당 재판부가 국민의 불신을 고려해 신뢰성 있는 조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담당 재판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해야 한다는 건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끝으로 그는 "법원에 대한 애정이 있으므로 고언을 드리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주문을 직접 낭독해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문 전 대행은 최근 시사 라디오 출연, 특별 강연 등 적극적으로 대외 행보에 나서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전날에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권력 서열을 언급하며 '선출 권력의 우위'를 주장하면서 정치권에 격론이 인 데 대해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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