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 점검 과정서 실종 사실 드러나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박물관에서 3000년 된 파라오 소유의 금팔찌가 사라져 이집트 당국이 전면 수사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CNN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이집트 박물관 복원실에서 3000년 된 금팔찌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복원 중이던 것으로 알려진 이 팔찌는 황금 띠에 구형의 청금석(라피스라줄리) 구슬이 장식된 형태로 박물관 측은 이 유물이 제21대 왕조인 파라오 아메네모페의 소장품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예정인 '파라오의 보물'전을 앞두고 소장품 목록을 점검하던 중 분실 사실을 알게 됐으나 관광유물부는 조사 진행을 위해 팔찌 분실을 즉각 발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관광유물부는 밀수·유출을 우려해 팔찌 사진과 수색 공지를 국내 모든 공항·항공·육상 국경 검문소에 배포하고 전국적인 단속망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또한 복원실에 있던 다른 유물에 대해서도 전문가 위원회를 꾸려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고고학·수집 시장 전문가들은 사라진 유물이 온라인 경매나 딜러를 통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 식별을 피하기 위해 녹여 금괴로 전환될 가능성, 개인 컬렉션에 은밀히 들어갈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고대 이집트 유물에 대한 불법 거래 수요가 여전히 크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이집트 내에서는 고대 유물 밀반출과 해저 유물 도굴이 오랫동안 심각한 문제로 지목돼 왔다. 지난해에는 알렉산드리아 인근 해역에서 두 명의 남성이 다수의 고대 유물을 훔치려다 체포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