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커넥트 2025'서 저커버그 CEO 직접 시연
알림·영상·번역까지…안경 속 '작은 화면'
손가락 움직임 인식해 '무음 제어'
운동 특화 모델 '오클리 밴가드'도 선보여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첫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을 내놨다. 메타는 1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 '메타 커넥트 2025'를 열고 '메타-레이밴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이날 무대에 직접 올라 안경을 끼고 시연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스마트 안경은 사용자의 시야와 청각에 직접 연결돼 AI와 가장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기기"라며 "항상 켜져 있는 개인 비서 같은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제품의 특징은 안경 한쪽 렌즈에 들어간 작은 디스플레이다. 이 화면을 통해 문자 알림을 확인하거나 영상을 볼 수 있다. 화면은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약간 옆으로 치우쳐 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사라진다.
밝기와 해상도도 강점이다. 저커버그 CEO는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안경을 원격 조작할 수 있는 입력장치도 함께 선보였다. 이름은 '메타 뉴럴 밴드'로, 시계처럼 손목에 차는 밴드다. 손가락을 아주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 문자 입력이나 볼륨 조절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오는 30일부터 판매되며 가격은 799달러(약 110만원)다. 국내 출시는 현재 계획돼 있지 않다.
메타는 그동안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협력해 카메라·스피커 기능 중심의 '레이밴 메타'를 판매해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 제품의 성능 개선판도 공개됐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2배 늘고, 카메라는 3K 화질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또 새로 추가된 기능 '대화 초점'은 주변 소음을 줄이고 대화 중인 상대의 목소리를 크게 들려주는 기술이다.
스포츠 브랜드 오클리와 협업한 신제품도 소개됐다. '오클리 메타 뱅가드'는 운동에 특화된 모델로, 달리기나 자전거 같은 격한 활동을 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카메라를 중앙에 배치해 시선과 일치하는 시야각(122도 광각)을 구현했다. 물에 젖어도 사용할 수 있고, 한 번 충전하면 마라톤 두 번을 뛸 정도(9시간 이상)로 쓸 수 있다. 가격은 499달러(약 70만원)며, 다음달 21일 출시된다.
메타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콘텐츠 생태계 강화 계획도 내놨다. 개발자가 더 쉽게 가상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가상세계 제작 툴인 '호라이즌 스튜디오'와 새로운 그래픽 엔진 '호라이즌 엔진'을 소개했다. 이 엔진은 기존보다 로딩 속도가 4배 빨라지고,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인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메타는 이날 디즈니+, 훌루, ESPN 등 주요 스트리밍 파트너와 손잡고 '호라이즌 TV'를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가상현실(VR) 기기나 스마트 안경을 통해 영화·스포츠·콘서트를 더욱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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