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IMF와 관계 완화 신호 해석
독립적 금융기관에 대한 영향력 강화 우려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비서실장 댄 카츠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인자인 수석부총재에 내정됐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19일 카츠 실장이 수석부총재에 지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 수석부총재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지명하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임명한다. 카츠 실장은 지난달 말 사임한 기타 고피나트 전 수석부총재의 후임으로 임명되게 된다.
카츠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발족한 1월부터 재무부에서 일하며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정과 대중 관세 협상 등 굵직한 국제 정책 의제를 이끌었다.
예일대학교를 졸업해 뉴욕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선 재무부 수석 고문을 지냈다. 헤지펀드 매니저로 과거 월가에서도 베선트 장관 아래서 일했던 최측근이다. 맨해튼연구소와 골드만삭스에도 몸담은 적 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IMF에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베선트 장관은 IMF가 기후 변화와 다양성·포용성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열심이지만 자금을 대출한 국가가 경제 개혁을 이행하는지는 감독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외신들은 카츠 실장이 부총재가 되면 베선트 장관의 연장선에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임명이 IMF 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IMF와 관계를 완화하고자 한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IMF는 베선트 장관의 비판을 수용해 기후 변화와 다양성 등 의제 관련 업무 비중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비판적이었는데, 카츠 실장이 이인자가 되며 관세에 대한 IMF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한편 스티븐 마이런 미 경제자문위원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된 것에 이어 카츠 실장이 IMF로 자리를 옮기며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적인 금융 기관에 대한 영향력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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