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크레딧 세미나 2025 개최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증권업에 대해 대형 증권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예리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1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나이스 크레딧 세미나 2025'에서 "종합투자계좌(IMA) 도입과 발행어음 확대는 대형사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나신평은 현재 규제 환경 자체가 대형사에 유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금융당국에서는 자본 규모가 큰 대형사를 중심으로 기업 금융 확대를 격려하고 있다"며 "반면 부동산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사는 여전히 사업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예고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순자본비율(NCR) 위험값과 유동성 비율 개편 논의도 중·소형사를 비롯한 증권업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증권사 규모별 실적 양극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대형사인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대형사 10곳의 올해 상반기 총자산이익률(ROA)은 1.6%였다.
반면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등 중형사 9곳은 0.9%에 그쳤으며 LS증권, 한양증권, 케이프증권 등 소형사 8개사는 1.1%였다.
그는 "실적 양극화의 첫 번째 원인은 영업기반 차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 차별화"라며 올해 상반기 대형사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중형사와 소형사는 각각 7%와 4% 증가에 그쳤다"고 말했다.
또한 조달 능력에 따른 운용 손익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사는 발행어음,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매도파생결합증권 등을 포함한 다각화된 조달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중·소형사는 RP 매도 편중도가 높은 구조적 제약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로 자기자본 규모별로 신용등급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형사만이 가능한 사업 영역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부실 정리와 규제 강화로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다"며 "사업 환경의 변화는 대형사에는 전략적 기회로 중소형사에는 사업 기반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화 격려 정책과 주식시장 부양 방향성 고려 시 일부 대형사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발행어음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대형사 중에서 우수한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이 지속되고 자체 신용도가 증권업 최고 수준인 'AA0' 미만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신용등급 상향 요건에 해당하는 증권사를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으로 꼽았다. 다만 키움증권의 경우 위탁매매 편중이 높아 다른 대형사 대비 사업 다각화 수준이 미흡하다는 부분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또 메리츠증권도 PF 의존도가 높고 홈플러스 관련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불안 요소로 짚었다.
그는 "중·소형사의 경우 부동산 PF 의존도가 높았던 회사일수록 실적 회복이 더딘 모습"이라며 "자본 확충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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