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보다 먼저 관세 인하…현대차 경쟁력 빨간불
통상당국 장·차관 잇단 방미로 협상 총력
李·트럼프 유엔총회 조우 앞두고 이견 좁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본과의 무역 협정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16일(현지시간)부터 15%로 인하한다. 반면 한국은 미국과의 후속 협의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여전히 25% 고율 관세가 적용돼, 최종 협상 타결 전까지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미국 연방 관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관세를 현행 27.5%에서 16일부터 15%로 낮추는 조치를 발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무역확정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자동차와 차 부품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일본은 기존 2.5% 관세에 더해 총 27.5%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미·일 무역 합의 이후 이달 초 세부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미·일 무역 합의 이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가격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반면 한국은 지난 7월 말 미국과 큰 틀의 무역 합의에는 도달했으나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세부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여전히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미국은 직접 투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합의가 이뤄져야만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상당국 장·차관은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교착 상태에 빠진 관세 협상의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한 뒤 14일 귀국했고, 곧바로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워싱턴D.C.를 찾아 협상을 이어간다. 여 본부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15% 인하 발효 시점에 대해 "우리도 최대한 빨리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협상의 과정이니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는 등 전방위로 국익 반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상당국 고위급의 잇단 방미는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조치 발효의 시급성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다음 주 유엔(UN) 총회 참석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나란히 참석하는 가운데, 한미 양국이 무역 현안과 관련한 이견을 좁히고 2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 정상회담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엔 총회 전 관세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두 정상이 직접 협상을 매듭지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입장차가 계속되면 회담이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정부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협상 장기화 가능성까지 열어둔 만큼, 2차 한미 정상회담은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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