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비디아' 랠리 상승분 반납
저평가 농심홀딩스로 투심 이동
해외사업 수익성 개선이 관건
'면비디아(라면+엔비디아)' 기대주로 지목되며 급등세를 탔던 농심이 최근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상승세를 이끈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특수를 이어가기 위해선 해외사업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 은 전날 2.11% 하락한 5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12일 연이은 급등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가운데 이날 상한가를 찍은 지주사 농심홀딩스 로 투자심리가 쏠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삼양식품 의 독주로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농심은 최근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의 협업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라면 3사(삼양식품· 오뚜기 ·농심)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삼양식품(+104%)이 몸집을 두배(+104%) 불릴 동안 농심(+9%)이 박스권을 전전했던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단기 급등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인식한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상승 곡선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개장 직후 57만9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59만9000원)을 턱밑까지 추격했던 지난 12일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33억원(순매도 2위), 573억원(순매도 1위)을 팔아치우면서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토해내기도 했다.
농심이 주춤한 사이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 건 다름 아닌 지주사 농심홀딩스다. 농심을 아직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하지 못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배에 머무는 등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농심홀딩스의 농심 지분율이 32.7%로 낮아 당장은 농심의 실적이 배당으로만 쌓이지만, 향후 연결 편입이 이뤄질 경우 순수지주회사에서 식품 본업을 직접 반영하는 지주사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2분기 '어닝 쇼크'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점도 농심엔 풀어야 할 숙제다. 앞서 농심은 지난 2분기 미국의 소비 부진, 신라면 툼바 글로벌 론칭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402억원)이 시장 기대치를 19%가량 밑돌았다. 이에 지난달 농심의 목표주가를 하향한 증권사만 10곳에 달한다.
2분기 실적 부진에도 '케데헌' 특수에 힘입어 주가 반등을 이뤄낸 농심이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세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 판매 법인 설립으로 유럽 시장 침투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신라면 툼바 출시가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톱라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가 다양하다"며 "미국 시장 내 매출액 증가세가 확인된다면 라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 미주에서 판가 인상(10% 초반)이 단행되면서 하반기 북미 법인의 실적 회복이 전망된다"며 "100억원 내외로 추정되는 판가 인상의 손익 개선 효과와 자체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올해 별도 영업마진이 전년 대비 1.4%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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