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 등에 따르면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미국의 보수주의 청년 단체. 주로 고등학교·대학교 캠퍼스에서 보수 정치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 조직. 2012년 찰리 커크가 설립했으며, 미국 내 캠퍼스 보수 진영의 대표적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Turning Point USA ·TPUSA)' 설립자 찰리 커크는 10일(현지 시각) 유타주 유타밸리대학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총을 맞았다. 공교롭게도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느냐?"는 한 남자의 질문에 답하던 순간이었다.
커크는 미국 보수 정치계에서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 1993년 시카고 교외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대신 2012년 18세 나이로 보수주의 운동 단체 TPUSA를 설립하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TPUSA는 '큰 정부 반대, 자유시장, 개인 책임'을 기치로 내걸고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보수 이념을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커크는 작은 단체에 불과했던 TPUSA를 키우며 진보 진영이 장악한 대학 지형을 뒤집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진보 성향 교수를 '좌파 선동가'로 규정하고 이들 명단을 공개하는 '교수 워치리스트(Professor Watchlist)' 웹사이트를 만들어 미국 내에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진보 성향 지지자들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 전략은 젊은 보수층 시선을 확실하게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워싱턴포스트)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이자 강경 보수 '문화 전사(Culture Warrior)'로 불리던 찰리 커크는 미국 보수 진영의 '젊은 피'로 영향력을 행사 해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정치적 영향력이 대폭 커졌다.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주류 대다수가 트럼프 후보를 외면할 때, 커크는 가장 먼저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2024년 대선에서도 젊은 백인 남성들의 표심을 모으는 스피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를 "특별한 메신저(special messenger)"라 부르며 남다른 신임을 보냈다. 커크는 트럼프 집권 기간 내내 백악관을 수시로 드나들었으며,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TPUSA 행사에 단골 연사로 등장했다.
"그는 정치인이 아닌 '인플루언서' 방식으로 보수 정치를 재편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커크가 총격으로 사망한 후 첫 주말인 지난 14일, 미국 전역에서는 NFL(내셔널 풋볼 리그)의 13개 경기가 동시에 열렸다.
공화당 성향이 강한 보수 지역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 텍사스주 댈러스의 AT&T 스타디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 등에서는 경기 시작 전 대규모 묵념이 진행됐다. 미식축구장 전광판에 'Remembering Charlie Kirk'(찰리 커크를 추모하며)라는 문구와 함께 그의 사진, 주요 발언 장면, '평화와 단결'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8개 구단 경기장에서 상영됐다.
반면,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에 연고를 둔 볼티모어 레이븐스,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신시내티 벵갈스, 미네소타 바이킹스,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등 5개 주요 경기장에서는 별도의 추모 행사 없이 평범한 경기를 치렀다.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보는 NFL의 갈라진 구단별 대응에서 미국 사회 분열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유타주 검찰은 찰리 커크를 암살한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을 가중 살인 등의 혐의로 16일 정식 기소했다. 제프 그레이 유타 카운티 검사는 "커크의 살인은 미국의 비극"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범행 동기는 커크의 '증오(hatred)'에 대한 반감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빈슨은 사건 직후 연인과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그(커크)의 증오에 질렸다"는 이유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로빈슨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미국을 대표하는 보수주의자 중 한 명을 죽일 기회가 생겼다'는 메모도 증거가 됐다.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유죄 판결을 통해 사형을 원한다"고 요구했던 것과 같이 로빈슨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다는 방침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커크의 죽음에 기뻐하는 외국인들을 추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 "미국은 우리 동료 시민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을 맞지 않을 것"이라며 "비자 취소가 진행되고 있다. 당신이 비자를 받아 여기에 와서 정치적 인물의 공개 암살에 환호하고 있다면 추방될 준비를 하라"고 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생전 커크가 진행한 팟캐스트 쇼를 대신 진행하며 "지난 몇 년간 성장해 온 좌파 극단주의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파괴적인 운동은 찰리가 암살자의 총탄에 살해된 이유 중 일부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영국 런던에서도 지난 13일 반이민 집회가 열리며 경찰 추산 11만명의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집회에는 프랑스·독일 인사들도 참석했고,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화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정부 청사가 모여 있는 런던 중심부 화이트홀 일대에서 강경 우파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 주도한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반(反)좌파, 반이민·난민, 표현의 자유 보장, 국가 통합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우파 집회에 11만명이 운집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최근 영국 사회의 최대 현안인 이민 문제와 관련해 강력한 반이민 정서가 확산하면서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시위 군중들 사이에서는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팻말과 MAGA 모자를 쓴 이들도 보였다. 머스크는 영상으로 송출된 연설을 통해 해당 사건을 직접 언급하면서 "좌파는 살인 정당이다. 우리가 상대하는 이들은 바로 그런 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에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며 "노동당이 장악한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발언은 영국 내 정치 양극화와 불안을 자극하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