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집 구하며 자녀 학교 등록
친정부 언론서 '배신자'로 낙인 찍어
세르비아 국적의 테니스 선수인 노바크 조코비치(38)가 그리스로 이주한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세르비아 반(反)정부 시위를 지지한 뒤 고국에서 '배신자' 논란에 휘말렸다. 14일 연합뉴스는 영국 더타임스를 인용해 조코비치가 최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집을 보러 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7월 윔블던에선 팔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시위대 구호 '펌파이'(pumpaj·계속 밀어붙이자)를 상징하는 동작으로 해석됐다. AP연합뉴스
앞서 조코비치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도 만났으며 본인이 주최하는 테니스 대회 거점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아테네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코비치가 자녀들을 그리스 학교로 전학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주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타임스는 "세르비아 친정부 언론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조코비치를 '배신자'로 부른 이후 벌어진 일들"이라고 설명했다.
세르비아는 작년 11월 북부 도시 노비사드 기차역에서 16명이 숨지는 지붕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후 반정부 시위로 들끓고 있다. 부패한 정부의 발주 계약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시위대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마약 밀매 조직 및 축구 훌리건과도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치치 대통령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시위 가담자들을 연행했다.
조코비치는 작년 12월 시위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젊은 세대의 힘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망을 깊이 믿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목소리가 반드시 들려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도 시위 도중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은 한 학생과 연대한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7월 윔블던에선 팔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시위대 구호 '펌파이'(pumpaj·계속 밀어붙이자)를 상징하는 동작으로 해석됐다.
조코비치는 앞선 2021년에도 세르비아 내 신규 리튬 광산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에 반기를 든 바 있다. 조코비치의 목소리가 커지고 그 영향력이 확산하자 세르비아 친정부 타블로이드지는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조코비치를 스포츠계 '국민 영웅'으로 떠받들던 과거와 달리 그가 폭력을 선동한다며 비난했다. 일각선 조코비치가 약물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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