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가 숨진 고(故) 이재석 경사(34)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진상조사단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해양경찰청은 '영흥도 경찰관 순직 관련 진상조사단'이 15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됐으며 단장도 외부인사가 맡는다.
오상권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은 이날 이 경사의 영결식이 끝난 직후 진상조사 계획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진상조사단은 이 경사가 혼자 현장에 출동한 경위를 비롯해 파출소의 추가 인력 투입과 상황실 보고가 늦어진 이유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당시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는 '2인 출동'이라는 내부 규정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청 훈령인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에는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명 이상 탑승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7분께 드론 순찰 업체로부터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연락을 받고 혼자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파출소 근무자는 모두 6명이었고, 이 중 4명은 휴게시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휴게시간이라고 해도 출동할 때는 2명이 함께 움직여야 하며, 당직자가 2명이었는데 이 경사 혼자 출동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 경사가 오전 2시44분께 A 팀장에게 "물이 발목 정도 차올라서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보고했지만, 영흥파출소 다른 직원들은 즉시 투입되지 않았다. 이후 2시56분께 이 경사가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고 있다"고 말한 뒤 3시6분께 무전이 끊겼고, 3분 후 드론업체가 지원 인력을 요청하자 그때야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해경청 관계자는 "이 경사의 순직 사고와 관련된 모든 의혹과 의문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가동한다"며 "한 점 의문 없이 명명백백하게 조사기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3시 30분께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서 어패를 잡다가 밀물에 고립된 중국 국적의 70대 남성 B씨를 구조하다가 실종됐다. 그는 발을 다친 B씨에게 자신의 부력조끼를 벗어주고 순찰 장갑을 신겨준 뒤 함께 헤엄쳐 나오다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사는 이날 오전 9시41분께 영흥면 꽃섬에서 1.4㎞ 떨어진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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