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햄프셔 주민들 반발
"도덕적 납득 어려워"
극심한 가뭄을 겪는 영국의 한 시골 마을이 주민들의 물 사용을 제한한 가운데, 미국인 재벌의 호화 저택에만 물이 공급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가뭄 때문에 주민들의 물 사용이 제한됐던 영국 남부 햄프셔 카운티에서 대저택의 인공호수에 대량의 물이 공급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저택은 미국계 투자회사 블랙스톤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슈워츠먼이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지역은 최근 가뭄으로 인해 주민들이 정원 물주기, 차량 세차, 간이수영장 물 채우기 등을 포함한 가정용 물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공사 현장은 이러한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슈워츠먼 소유 저택의 물 사용이 법적 위반은 아니었다.
현지 주민들은 물 부족 상황 속에서도 불편을 감수하며 규정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억만장자 저택에만 물이 대량 공급됐다는 사실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
수도 공급 업체인 '서던 워터'는 지역 주민들의 신고로 해당 저택에 물이 공급되고 있음을 인지했으며, 즉각적인 급수 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성명을 통해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해당 방식의 물 사용은 지역 공동체의 노력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 마을 주민은 "우리는 최소한의 물도 아끼며 생활하고 있는데, 일부는 마음껏 사용하는 현실이 불공정하게 느껴진다. 합법적이긴 하지만 도덕적인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마을 진입로는 물을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들로 꽉 차 있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슈워츠먼 측은 해당 호수에 일부 외부에서 운송된 물이 사용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대다수는 지역 외부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서던 워터의 요청을 받은 즉시 급수를 중단했으며, 앞으로는 주로 빗물을 활용해 호수를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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