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인멸·도망 염려" 영장 발부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혐의' 수사에도 탄력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를 피해 도주했다가 55일 만에 검거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12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로 보고 지난 7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이 부회장은 도주 후 경기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등에서 도피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달부터 목포 소재의 빌라에서 머무르던 그는 전날 특검팀에 체포됐다.
도주 전력으로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속에 이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하고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2023년 5~9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해 수백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삼부토건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뿌려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된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1000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뒤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주도한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혐의 수사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을 잇는 접점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신병이 확보되면서 이 부회장이 주도한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혐의 수사와 함께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앞서 김 여사의 측근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 관리를 맡은 인물이다. 다만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특검팀은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만 재판에 넘겼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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