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성비' 이마트 상품 1시간 배달 "OK"
SSG닷컴, 이마트와 퀵커머스 서비스 도입
론칭 초기 대비 주문 건수 2배 증가 순항
6000여종 대형마트 상품·가격 경쟁력 승부
그로서리·사무용품 등 젊은층 고객 수요 확장
서울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500m 거리에 있는 이마트 구로점. 디지털 업무단지와 각종 외식 상권, 아파트 단지 등이 밀집한 이곳 매장 인근은 평일인 지난 10일 오후에도 택시를 비롯한 차량과 유동 인구, 배달 전용 오토바이 등이 쉴 새 없이 이동하며 혼잡한 모습이었다. 식료품을 판매하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분식 전문 임대매장 옆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별도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이 매장은 전국 이마트 점포 중 서울 왕십리점과 함께 처음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과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이달 1일부터는 신세계그룹 계열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쓱닷컴)에서도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플랫폼 두 곳으로부터 접수되는 주문을 소화하고 있었다.
PDA 단말기 7대에서는 퀵커머스 주문이 들어왔다고 알리는 음성 메시지가 1~2분 간격으로 밀려들었다. 퀵커머스 주문이 몰리는 매장이라 다른 점포보다 단말기를 훨씬 많이 설치했다고 한다. 이마트 직원들이 착용하는 조끼를 챙겨 입고 쓱닷컴의 '바로퀵' 서비스를 통해 접수된 주문 품목을 출력한 뒤 단말기와 소형 바구니를 탑재한 카트를 챙겨 상품을 찾아 나섰다.
900평 대형마트 규모·품목 압도적…"주문 몰릴 땐 뛰어야"
이마트 구로점의 식품 코너 규모는 약 3040㎡(약 919평). 취급하는 품목 수도 6000여종으로 이미 퀵커머스에 뛰어든 기업형슈퍼마켓(SSM)이나 편의점과 비교해 면적이나 상품 수가 압도적이었다. 주문 품목을 담아 포장을 완료하고 배달 라이더에게 상품을 인계하기까지 늦어도 10분 안에 작업을 마쳤던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주문 품목도 마찬가지다. 그로서리(식료품)에 장점을 가진 대형마트 특성에 따라 즉석조리(델리) 제품과 베이커리류를 찾는 고객 수요가 두드러졌다. 실제 첫 주문지에도 BBQ 훈제삼겹살과 매장에서 당일 구워낸 베이커리 제품 등이 찍혀 있었다. 장보기 메뉴로 많이 찾는 계란류도 10개입부터 30개입까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량에, 가격대별로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었다.
김원태 이마트 구로점 지원팀장은 "편의점과 슈퍼, e커머스 등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이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상품에 대한 신뢰도나 가격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가장 앞서는 것으로 자부한다"며 "오피스 상권이 밀집한 이곳 매장에서는 간식류나 사무용품뿐 아니라 완구나 닌텐도 게임칩 등 다른 오프라인 채널에서 취급하지 않는 품목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2분기 이마트의 퀵커머스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품목에는 스시e초밥과 강정사새우 등 타 업태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델리 제품이 포함됐다. 드라이기 등 생활 소형 가전도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또 편의점이나 슈퍼보다 용량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냉장·냉동육, 가정간편식(HMR) 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 무기다.
안서영 이마트 구로점 파트너는 "고객들과 퀵커머스 주문이 몰리는 주말에는 카트를 밀고 지나다닐 공간도 부족해서 바구니를 들고 상품을 찾아 뛰어다녀야 한다"며 "식료품을 5000원 미만으로 구성한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도 퀵커머스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수시 배송 퍼즐, 퀵커머스로 완성
쓱닷컴은 신선식품을 포함한 이마트 장보기 상품을 오후 1~2시까지 주문 시 당일배송하는 '쓱주간배송'과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상품을 오전 10시~오후 2시 주문 시 당일배송하는 '쓱트레이더스배송', 수도권과 일부 지방 권역을 중심으로 오후 10시~11시 주문 시 익일 새벽 도착을 보장하는 '새벽배송' 등을 구축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바로퀵은 대형마트 영업시간 내내 필요한 상품을 원하는 수량만큼 빠르고 편리하게 받아보려는 수요를 고려해 쓱닷컴이 추가로 내놓은 배송 퍼즐이다. 서울과 경기, 충청, 대구, 부산 등 일부 권역의 이마트 매장 19곳을 시작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해당 점포 반경 3㎞ 이내 지역을 주소지로 설정한 쓱닷컴 회원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주문이 가능한 바로퀵 카테고리가 나타난다. 최소 주문금액 2만원 이상, 배송비 3000원을 결제하면 1시간 안에 라이더를 통해 주소지에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이마트 구로점의 경우 영등포와 신림, 금천은 물론, 경기 광명 일부 지역까지 아우를 정도로 배달 가능한 영역이 넓다.
김 팀장은 "서비스 초기에는 고객 1명이 초코파이 25박스를 한꺼번에 주문하거나, 한 사람이 상품 71건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며 "포장 문제와 라이더의 안전을 고려해 현재는 무게 10㎏ 미만, 봉지 기준으로는 2개까지만 주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퀵커머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10개월간 퀵커머스 서비스 이용 추세를 분석한 결과, 고객의 50% 이상이 2030세대로 젊은 층 비중이 높았다. 이들이 잠재 고객으로 이마트 점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상품군은 그로서리 매출 비중이 90%에 달했고, 생활용품·사무용품 등 비식품 판매 비중도 초반 3%에서 최근 10%로 상승해 카테고리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마트를 우군으로 둔 쓱닷컴의 바로퀵도 론칭 초반과 비교해 주문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내 퀵커머스 운영 점포 수를 60개 점으로 확대하고, 취급하는 상품 수도 1만개 이상으로 키울 예정이다. 쓱닷컴 관계자는 "지역별 수요를 반영해 순차적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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