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치와 노동자 입국 사이 조율 없었던 듯"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노동자가 대거 구금된 사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심 역점 사업들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했다는 현지 언론의 분석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4일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한 노동자 475명을 체포한 사건에 대해 "정책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기 목표에 스스로 걸려 넘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은 주로 남부 멕시코 국경 단속에 집중됐다. 이는 다른 역점 사업인 무역 정책과 별개로 추진했는데, 두 정책이 서로 상충할 수 있다는 현실이 이번 단속 현장에서 드러났다는 것이 더힐의 분석이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미국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을 유치하면서도, 동시에 공장 설립을 위해 노동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데에는 아마도 조율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더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고 SK온, 삼성SDI 등은 미국 완성차 제조사와 함께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번 단속으로 한국 경제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말문이 막히고 화가 난다. 미국에서 돈을 쓰고 있던 우리가 갑자기 뺨을 맞았다"는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의 발언을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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