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성기,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아"
"S&P500 등 美 ETF 장기보유" 조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5)이 미국 시장 투자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최근 출간한 '워런 버핏 바이블'을 통해 "미국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며 "미국 시장경제에 뿌리내린 활력이 앞으로도 계속 마법처럼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마땅한 투자처 없다면? 美 ETF 사라" 권고
버핏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같은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사서 장기 보유하라고 권했다. 특정 종목을 좇기보다 미국 시장 전체를 담으라는 조언이다. S&P500, 나스닥 등 미국 대표지수형 ETF는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 변동성은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우상향을 보여 왔다.
비트코인·금에 "생산적 가치 없다" 직격
버핏은 비트코인과 금 같은 비생산적 자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아파트는 임대료를, 농지는 식량을 생산하지만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산출하지 않는다"며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금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전 세계 유통되는 17만t의 금은 100년이 지나도 크기가 변하지 않으며 아무런 생산적 가치도 제공하지 않는다"며 "금덩이를 정성껏 쓰다듬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금 17만 t으로는 미국의 모든 농경지를 비롯해 엑손모빌 같은 기업 16개를 살 수 있다"며 생산과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의 가치를 강조했다.
버핏의 낙관적인 미국 시장 전망은 연일 금과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강조하는 로버트 기요사키와 확연히 대비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기요사키는 오래전부터 '달러 약세론'을 주장하며 금·은·비트코인을 대체자산으로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4월 "주식·채권·달러 가치가 모두 흔들릴 것"이라며 "금·은·비트코인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보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요사키는 최근에도 "주식 시장의 대규모 하락 신호가 이미 포착됐다"며 "특히 은퇴 자산을 주식에 묶어둔 베이비붐 세대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금·은·비트코인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오히려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버핏은 책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몇 가지 조언도 남겼다. ▲빚을 내어 투자하지 말 것 ▲시장에 공포가 극대화됐을 때 매수하고 과열기에는 경계할 것 ▲훌륭한 기업을 발견했다면 장기 보유할 것 ▲시장 전체를 알 필요는 없지만 투자한 기업만큼은 철저히 이해할 것 등이다. 이는 그가 수십 년간 반복해온 메시지이자, 위기 속에서도 버크셔 해서웨이를 세계 최대 투자회사로 성장시킨 철학이기도 하다.
이번 책은 1983년부터 2025년까지 버핏이 주주총회에서 발언한 내용, 주주 서한, 언론 인터뷰 등을 총망라했다. 주식투자와 기업 인수·합병, 자본 배분, 회계와 가치평가뿐 아니라 채권·외환·파생상품, 지배구조, 기업 문화, 보험·금융 산업 등 광범위한 주제가 담겼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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