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폴리티코, 전현직 국방부 당국자 의견 전해
"적들로부터 국제 안정의 위협으로 묘사될 것"
"군 무장이 아닌 다른 일에 돈과 시간 낭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국방부 당국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5일(현지시간) "국방부 내부 사정을 아는 전·현직 당국자들을 접촉한 결과, 짜증과 좌절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언론 인터뷰에서 국방부를 전쟁부로 명칭 변경하는 등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PA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전직 국방부 당국자는 "이것은 순전히 국내에 있는 정치 청중을 위한 것"이라며 "수백만달러의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의 계산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그는 또 "더 나쁜 것은, 우리의 적들이 이를 이용해 미국을 전쟁을 부추기는 국가이자 국제 안정에 있어 위협이라고 묘사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현직자도 "이 일로 인해 수많은 골칫거리와 불편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낭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국방부는 미국 내 50개 주와 해외 40개국에 걸쳐 총 70만개 이상의 군 시설 내 국방부 문장을 변경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폴리티코는 "군부대와 산하 조직에서 쓰는 편지지부터 상원의 인준을 받은 고위공무원들이 입는 재킷, 국방부 청사(펜타곤) 매장에서 파는 열쇠고리, 식당 냅킨에 이르기까지 총 수조 원의 예산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방부의 지출을 감독하는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도 국방부 예산안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쟁부로 부를 것이라면, 군대가 실제로 전쟁을 예방하고 승리할 수 있도록 제대로 무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카터 행정부나 바이든 행정부보다 우리 군에 대한 지출을 훨씬 더 늘리지 않는다면 미국의 우위를 유지할 수 없다"며 "'힘을 통한 평화'에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닌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샤힌 의원은 MSNBC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우리가 해야 할 일, 즉 복무 중인 군의 준비 태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에서 벌어지는 다른 문제들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789년부터 1947년까지 '전쟁부'로 불리다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전쟁부를 육군과 공군으로 분리하고 당시 독립된 해군과 합치면서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다만 정부 부처 명칭을 공식적으로 바꾸려면 의회의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 백악관이 낸 설명자료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자신을 '전쟁부 장관'으로 지칭하게 하고 모든 공식문서와 행사에서 '전쟁부'를 보조적 명칭으로 쓰도록 했다. 즉 입법 절차 없이 우회적인 방식으로 전쟁부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8일 현재 미 국방부 홈페이지 상단 문구는 국방부 명칭이 전쟁부로 대체됐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잘나가는 '한국산' 싹 베껴 팔아버리네…'11조 피해' 중국 브로커들에 다 뺏긴다[짝퉁의 공습]⑤](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5090314345718014_1756877696.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