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만든 중추철 필수품 '철창 월병'
셰프 출신 수용자가 레시피 개선
입소문 타며 인기
대만의 추석 명절인 중추절을 앞두고 한 교정시설에서 만든 '철창 월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 개시 4시간 만에 7만개가 예약되는 등 주문 쇄도한 가운데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만개가 생산된다.
최근 대만 자유신보(LTN), 나우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대만 장화교도소 내 제과공방에서 생산하는 철창 월병의 사전 판매가 시작됐다.
보도에 따르면 월병 사전 판매 첫날 소비자들이 몰리며 온라인 예약 시스템이 갑작스레 먹통이 됐다. 한 시민은 600통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주문에 실패해 법무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번 철창 월병은 총 10만개로 역대 최대 규모다. 판매 첫날 개시 4시간 만에 7만개가 예약됐고, 9월22일부터 10월6일 사이의 예약 물량은 모두 소진됐다.
장화교도소 측은 인력 문제로 올해는 '달걀노른자 페이스트리'와 '녹두병' 두 가지 맛만 생산하고 하루 550상자를 출고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달걀노른자 페이스트리 한 상자는 10개입으로 가격은 410대만달러(1만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대만달러(460원) 인상됐다.
셰프 출신 수용자가 레시피 개선한 이후…중추절 '필수품' 등극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철창 월병의 인기는 약 7~8년 전 대만 유명 레스토랑 출신 스타 셰프 수용자가 레시피를 개선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달걀노른자 월병과 전통 녹두월병의 당도를 낮추고 맛을 조정했는데 이후 수용자와 그 가족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다.
2018년 이후 일반 시민의 주문도 허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탔고 중추절 필수 상품이 됐다. 초기 월병 제작은 하루 100개였지만, 현재는 하루 2500개 이상 생산량을 늘렸다. 현지에서는 "대만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월병"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철창 월병이 품귀 현상을 빚자 대만 법무부는 이에 대응해 전국 교정기관에서 출시하는 다양한 월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철창 월병 지도'를 공개했다. 지도에는 대만교도소의 '봉황 페이스트리', 자이교도소의 '삼구 페이스트리', 가오슝 제2교도소의 '자색고구마 유성 페이스트리', 핑둥·난터우 구치소 종합 월병 등 22종의 월병이 소개됐다.
정저청 부소장 장화교도소 부소장은 "월병 판매의 목적은 이윤이 아니라, 수감자들이 제빵과 제과 기술을 배우며 출소 후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15년형을 살고 있는 한 수감자는 "수감 전에는 제과 경험이 없었지만 흥미를 느껴 배우기 시작했고, 여러 종류의 빵과 과자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출소 후에는 제빵사로 취업하거나 창업해 독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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