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사회, 머스크에
1조 달러 보상 추진
시총 8.5조 달러 등 달성 조건
2018년 무효 판결 후 재추진
내달 주주총회서 최종 결정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장기적인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기업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의 새로운 보상안을 내놨다. 이 보상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경우, 머스크는 향후 경영 성과에 따라 최대 1조 달러(약 1386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받게 될 전망이다.
2035년까지 12단계로 지급…'시총 8.5조 달러' 목표 제시
테슬라가 최근 미국 금융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사회는 '2025 CEO 성과 보상안'을 통해 머스크에게 회사 전체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주식을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보상안은 머스크의 현재 지분율(약 13%)을 25%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다.
머스크가 이 막대한 보상을 모두 받기 위해서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들을 달성해야 한다. 첫 단계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현재의 두 배에 가까운 2조 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이며, 최종 목표는 8조 5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시가총액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보상안은 구체적인 사업 성과 목표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는 ▲차량 2000만 대 인도 ▲FSD(완전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구독자 1000만 명 확보 ▲로봇 100만 대 인도 ▲로보택시 100만 대 상업 운행 ▲4000억 달러의 상각 전 영업 이익(EBITDA) 달성 등 테슬라의 미래 핵심 사업과 관련된 내용들이 담겨 있다.
테슬라 이사회가 이처럼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2018년 결정했던 기존 보상 패키지가 법원에서 무효화된 사건이 있다. 당시 558억 달러 규모였던 보상안은 한 소액 주주의 소송으로 인해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이사회의 독립성 부족을 이유로 무효 판결을 받았다. 테슬라 이사회는 이에 항소했으나, 이번 새 보상안은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머스크의 장기적인 기여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테슬라 이사회는 "일론 머스크의 리더십과 비전은 회사가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이번 제안이 머스크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회사에 계속 머물게 하는 근본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보상안은 오는 11월 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표결을 통해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이 소식이 전해진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3% 이상 상승했다.
머스크는 몇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자였으며 미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자산이 현재 4000억 달러(약 556조 원) 이상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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