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스 구월점 5일 정식 오픈
전날 저녁부터 입장 대기줄…3000여명 오픈런
젊은 인구 유입 지속…인천 상권 성장세 겨냥
5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트레이더스 구월점 앞.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초록색 창고형 건물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건물 밖 도로는 트레이더스로 향하는 자동차로 가득 차 교통 정체가 발생했고, 역대급 인파에 매장 인근의 한 카페는 이른 아침부터 재료가 동나 일부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날 정오 무렵에는 '구월동 대형마트 개점으로 주변 교통이 극도로 혼잡하니 다른 경로로 우회해 달라'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이날 정식 오픈한 트레이더스 구월점은 한정판 위스키 구매를 위해 전날 오후 10시경부터 오픈런이 시작됐다. 지난 2월 트레이더스 마곡점 오픈 당시 '김창수 위스키'가 오픈런의 주역으로 꼽혔는데, 구월점 오픈 기념으로 제작한 '김창수 위스키 구월'을 126병 한정 판매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날 밤부터 대기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경기도 오산에서 온 김준영(28)씨는 "마곡점 오픈 때도 한정판 위스키를 사기 위해 왔다"며 "새벽 3시 30분부터 대기해 19번째로 위스키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의 카트에는 위스키, 복숭아, 캠핑용품 등이 가득 담겼다. 일부는 카트에 할인 폭이 큰 10여개의 위스키를 한가득 담기도 했다. 특히 16만원 상당의 코베아 캠프원 카키에디션, 800도씨 미니오덕 등 인기 캠핑용품 세트가 반값(6만9800원)에 판매되면서 오픈하자마자 한정 수량 300개가 모두 판매됐다. 인근에 거주하는 이모씨(56)는 양손에 캠핑 세트를 들고 "반값에 살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부터 기다렸는데, 같이 온 일행은 아직 매장에 들어오지도 못했다"며 "평소 근처에 갈 만한 매장이 없어 아쉬웠는데 집이랑 가까워서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이 북새통을 이루면서 계산대도 혼잡했다. 계란과 고기, 복숭아, 캠핑용품, 위스키 등을 담은 초록색 카트가 길게 이어지면서 차례가 돌아오기까지 3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매장은 쇼핑하는 이들과 대기하는 방문객들로 가득 차 대다수가 인파에 휩쓸려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계산대 대기 줄은 계산대부터 매장 끝 조리식품 코너까지 이어져 셀프 계산대와 일반 계산대 줄이 뒤얽혔고, 일부 방문객들은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몇몇 방문객들은 "지금 들어가면 30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빈손으로 매장을 떠나기도 했다.
트레이더스 구월점은 지난 2월 오픈한 마곡점 이후 7개월 만에 신규 출점한 매장이다. 인천광역시에서는 송림점(2011년 4월 오픈) 이후 2번째 트레이더스 매장이다. 규모는 15만438㎡(4670평)로 트레이더스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이중 직영 매장은 9586㎡(약 2900평), 테넌트(입점 매장)는 5851㎡(1770평)로 기존보다 테넌트 규모를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고객 선호도가 높은 앵커 테넌트 규모를 넓혔다"며 "테넌트 규모는 트레이더스 매장 중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총 19개의 테넌트 중 13개가 동시 오픈했는데,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나머지 6개 매장은 이달 중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인천 상권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준 인천광역시는 인구 3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7월 기준 304만1215명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출생아 증가율이 12.1%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소비 잠재력이 높은 상권으로 꼽힌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 구월점이 들어서는 인천 남동구는 원도심 재정비와 함께 구월 2지구 개발이 예정된 지역"이라며 "중장기적 소비 잠재력 성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트레이더스 핵심 점포로 출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월점의 차별점은 기존보다 해외 인기 상품 구성과 로드쇼 공간을 확대한 점이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초부터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80여개의 해외 인기 상품을 새롭게 투입했다. '레이즈(Lay's) 과자', '피지오겔(PHYSIOGEL) 크림', '트롤리(Trolli) 젤리' 등이 대표적이다. 특색 있는 상품들을 선보이는 '로드쇼' 공간은 총 15곳으로 마곡점(13곳)보다 2곳가량 규모를 늘렸다.
고물가로 인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트레이더스의 실적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트레이더스의 총매출은 전년 대비 8.1% 신장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6.8% 매출이 증가해 이마트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트레이더스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고물가 속 대용량과 가성비 있는 상품이 경쟁력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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