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명 등 총 16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23명…슬픔에 빠진 도심
140년간 포르투갈 리스본 도심을 지켜온 전차 '푸니쿨라' 탈선 사고로 한국인 2명 등 총 16명이 숨졌다. 사상자 다수가 외국 국적으로 확인된 가운데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AFP 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검찰청 대변인은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가 8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포르투갈인 5명과 한국인 2명, 스위스인 1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8명에 대해서는 신원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루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오후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6명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리스본시 당국은 사망자를 17명으로 집계했는데 추후 정정했다.
포르투갈 보건서비스 책임자인 알바루 알메이다는 부상자 수는 23명이며, 6명이 집중 치료를 받고 있고 3명은 경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상자들의 국적으로 스페인·이스라엘·브라질·이탈리아·프랑스 등을 언급했다.
정부 항공철로사고조사청은 잔해 분석을 마치고 5일 초기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경찰은 1차 수사 결과가 45일 내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3일 리스본 도심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에서 바이루 알투 언덕 전망대를 연결하는 글로리아 노선에서 발생했다.
연간 이용객이 350만명에 달하는 푸니쿨라는 엘리베이터와 철도의 기술을 결합한 교통수단이다. 케이블이 트램을 위아래로 끌어올리고 내리는 동안 바퀴가 선로를 따라 굴러가게끔 설계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사고 원인으로 오르막길에서 전차를 끌어 올리고 내리막길에서 제동하는 케이블이 손상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국자들은 브레이크 결함, 케이블 절단 등 추정 원인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전차 운영업체인 카리스의 페드루 보가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전면 유지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매일 30분간 육안 점검을 한다면서,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고 전차에 몇 명이 탑승하고 있었는지 모른다면서 최대 수용인원 42명을 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은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몬테네그루 총리는 "이 비극은 국경을 넘어선 것"이라며 "이는 우리 최근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라고 애도했다.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인근에는 추모객들이 놓아둔 꽃 등이 쌓였고, 성당에서는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도 열렸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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