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힌 러시아산업기업연합회장, 일본해 명칭에
"일본과 연관성 명확치 않아…동해로 부르자"
대통령만 안 해본 거물…부총리도 제안 호응
러시아 산업계의 대표자가 '일본해' 명칭을 '동해'로 바꾸는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연합뉴스는 4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을 인용해 "알렉산드르 쇼힌 러시아산업기업연합회장이 이날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의 '대유라시아 파트너십' 세션에서 '일본해 명칭 변경에 관한 논의를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쇼힌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개정한 것을 언급하며 "현재 지리적 명칭에 대한 아이디어가 매우 많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가 왜 일본해를 일본해로 불러야 하나? 우리 포럼 명칭(동방경제포럼)처럼 동해라고 부를 수 있다"며 "이러한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해가 지리적으로 일본과 명확히 연관되지 않았다"며 "동해로 개정할 경우 명칭이 더욱 객관성과 지리적 일관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발언의 맥락으로 미뤄 한국의 동해 명칭을 따르기보다 러시아와 유라시아의 동쪽에 위치한 바다를 의미하는 취지에서 동해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산업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국제문제 부총리는 "우리는 지금 불가능한 것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일본해 명칭을 동해로 바꾸자는 쇼힌의 제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러시아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러시아 매체 람블레르뉴스는 "한국은 이미 이 바다를 동해라고 부르고, 동해를 일본해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힌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러시아의 경제단체인 러시아산업기업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개혁 정책을 전면에서 지휘하면서 수십년간 한국을 드나든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그는 러시아에서 모스크바대 교수를 거쳐 외무부 경제고문, 노동부 장관, 경제부 장관, 부총리, 하원의원 등을 두루 역임했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동해의 '일본해' 표기와 독도의 '다케시마' 표기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초등학교에 배포한 어린이용 방위백서에 실린 지도에는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시돼 일본 영토로 그려졌으며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돼 논란이 일었다. 다만 그동안 방위백서에 명시해온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문구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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