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PC방…5년 새 3000곳 폐업
모바일·콘솔·고사양 PC 확산에 이용률 ↓
AI 접목 등 돌파구 모색…맞춤 지원책 절실
2025년 09월 05일(금)
서지영기자
입력2025.09.04 15:02
수정2025.09.05 07:17
01분 09초 소요
한때 청소년과 젊은 층의 대표적 놀이 공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PC방이 급격히 쇠락하고 있다. 전성기에는 전국 1만여개 업소가 성업했지만, 최근 5년 사이 3000곳 이상이 문을 닫으면서 7000개 선마저 무너졌다.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10대와 20대의 PC방 이용률이 급격히 떨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2018년 8월 9459개였던 PC방은 5년만인 올해 7월 6990개까지 감소했다. 간신히 유지하던 PC방 7000개 선마저 무너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기점으로 가정 내 고성능 PC 보급이 확대되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굳이 PC방을 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폐업 신고를 하지 않은 PC방 등까지 고려하면 실제 영업 중인 PC방은 6500개 이하일 것이란 비관적인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PC방을 찾는 비율은 2023년 12.1%에서 지난해 7.4%로 급감했다. 반대로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43.2%에서 52.8%로 늘었다. 이는 PC방이 '게임 필수 공간'에서 '굳이 찾지 않아도 되는 공간'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이용자 급감 속에 임대료와 전기·관리비 등 운영 비용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업소들은 생존을 위해 '게임 공간'에서 '복합 서비스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음식·음료 판매를 강화하거나,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컨대 빅픽처인터렉티브의 관리 프로그램 '월드클래스'는 미션·대회 기능으로 재방문율을 높이고, AI 추천 메뉴 기능을 통해 장시간 이용자에게 에너지 음료, 여름철에는 수박 주스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부가 매출을 창출한다. 업계는 이 같은 시도가 "단순한 게임 공간을 넘어 복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친구들과 함께 PC방을 찾던 문화가 줄고 모바일·콘솔 중심의 개인 게임으로 흐르면서 PC방 업계 위축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PC방 감소는 단순히 업종 하나의 쇠퇴가 아니라 청소년·청년층의 여가 소비 패턴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청년층이 모일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개발하고 자영업자들이 변화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