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제품 등 사재기 피해 속출
누리꾼 사이서 피해 목격담 쏟아져
아이돌 그룹 팝업스토어에서 일부 외국인 방문객이 상품을 싹쓸이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팬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가운데 일부 팬과 상인의 대량 구매와 되팔이 문제는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팬 문화와 신뢰를 훼손하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NCT 위시 팝업에서 중국인 두 명이 다 털어갔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과 사진이 공유됐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NCT의 컴백을 앞두고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행사로 대규모 홍보와 함께 운영됐다. 많은 팬은 큰 기대감을 안고 전날 새벽부터 팝업스토어가 진행되는 건물 앞에 줄을 서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제는 오후 8시께 발생했다. 당일 팝업스토어는 오후 8시까지 직원이 상주하며 질서를 유지했지만, 이후에는 자율 이용 체제로 운영됐다.
이 틈을 타 중국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자판기 앞에 자리를 잡고 인형을 무차별적으로 구매해 커다란 가방에 쓸어 담는 모습이 목격됐다. 현장에 있던 팬들은 "정말 양심 없다", "뒤에 사람들 기다리고 있는 것 안 보이냐", "정신 차려라. 지금 뭐 하는 거냐"며 항의했지만, 해당 인물들은 오히려 손가락질하며 중국어로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 커지자 소속사 측에서 구매 수량 제한 등 조처 나서
논란이 확산하자 아이돌 그룹 소속사는 뒤늦게 제품 구매 수량에 제한을 두는 조처를 했지만,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팬들은 "꼭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대처한다", "제발 콘서트 티켓처럼 굿즈도 철저히 관리해라", "뒤늦게 제한 걸면 뭐 하냐"라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다수의 누리꾼은 영상 속 두 사람이 '되팔이 업자'라고 추측했다. 이들은 아이돌 굿즈 등 한정판 상품이나 콘서트 티켓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웃돈을 붙여 SNS를 통해 재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엑스
원본보기 아이콘다수의 누리꾼은 영상 속 두 사람이 '되팔이 업자'라고 추측했다. 이들은 아이돌 굿즈 등 한정판 상품이나 콘서트 티켓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웃돈을 붙여 SNS를 통해 재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이런 업자들을 '황니우(黃牛)'라고 부른다.
중국 본토서도 '황니우는 못 말려'
앞서 지난 4~5월 잠실 송파구에서 열린 포켓몬스터 행사에도 사은품을 얻어가려는 중국 업자들이 몰려들었다는 목격담이 쏟아졌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아이돌 굿즈나 한정 판매 물품 등을 팔 때마다 이들이 물건을 싹 쓸어갔다는 피해 호소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5월 일본에서도 중국인들이 경품으로 주는 '치이카와'를 챙기려고 맥도날드 해피 세트를 대량으로 사 갔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국 현지에서도 황니우로 인한 혼란은 꾸준히 발생 중이다.

아이돌 굿즈 등 한정판 상품이나 콘서트 티켓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웃돈을 붙여 SNS를 통해 재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이런 업자들을 '황니우(黃牛)'라고 부른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임. ChatGPT
원본보기 아이콘특히, 지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마스코트 '빙둔둔' 상품 재판매가 기승을 부리며, 공안 당국까지 나서서 강력한 처벌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상품 '라부부'와 관련해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도 "황니우를 당해내지 못한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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