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IEEPA 근거 상호관세 위법 판결
美 정부, 관세 환급 가능성…재정 우려 증폭
9월 증시, 역사적 부진 징크스에 투심 위축
오는 5일 발표될 고용보고서 주목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9월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미 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재정 불안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9월이 역사적으로 부진한 달이란 점까지 겹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1시34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9.04포인트(1.07%) 하락한 4만5055.84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6.35포인트(1.34%) 내린 6373.9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56.666포인트(1.66%) 급락한 2만1098.886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은 7대4 의견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환급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재정 부담 확대 우려가 커졌고, 국채 발행 증가 전망이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고 방침을 밝힌 만큼 최종 결정은 대법원이 내릴 전망이다.
미 국채 금리는 장단기물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보다 5bp(1bp=0.01%포인트) 뛴 4.96%를 기록 중이다. 10년물 금리는 2bp 오른 4.27%, 2년물 금리는 2bp 상승한 3.64%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개장 전보다는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사장 겸 최고투자전략가는 "관세 수입으로 연방 재정적자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사라진다면 채권 자경단이 다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계절적 요인 역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P500지수는 9월 평균적으로 지난 5년간 4.2%, 지난 10년간 2% 넘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잇달아 발표 예정인 고용 지표를 대기하고 있다. 핵심은 오는 5일 미 노동부가 공개하는 8월 고용보고서다.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7만5000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7월(7만3000건)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지만 넉 달 연속 10만명을 밑돌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인 2020년 이후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7월 4.2%에서 8월 4.3%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3일에는 노동부의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4일에는 8월 ADP 민간 고용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진단을 담은 베이지북은 3일 공개될 예정이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3.38% 급락세다. 애플은 2%, 마이크로소프트(MS)는 1.2% 하락 중이다. 테슬라는 1.87% 내리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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