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으로 생활용수 고갈 위기
극심한 가뭄으로 최근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에 올여름 306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몰렸다.
2일 강원도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여름 강원 동해안 83개 해수욕장에 총 865만208명이 방문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3% 늘어난 수치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최다 인파다. 특히 강릉엔 306만6872명이 찾아 동해안 6개 시·군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1일 오후 저수율이 14.4%까지 떨어진 강원 강릉시 상수원 오봉저수지에 살수차들이 줄지어 선 채 물을 쏟아 넣고 있다. 강릉시는 이날부터 완전 단수를 막기 위해 홍채정수장뿐만 아니라 오봉저수지에도 물을 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광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역사회는 마냥 즐겁지 않다. 최악의 가뭄으로 생활용수가 고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수백만 관광객이 몰리며 주민 불편이 가중돼서다.
올여름 강릉의 폭염 일수는 40일, 열대야 일수는 43일에 달했고 강수량은 187.9㎜에 불과해 1917년(187.4㎜) 이후 108년 만에 두 번째로 낮았다. 강릉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14.2%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1일 공급된 생활용수도 8만 5497㎥에 이르는 등 8월 하순부터 8만 500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앞서 저수율이 20% 이하로 떨어져 계량기 50% 잠금이 시작된 지난달 20일 생활용수 공급량은 9만 4118㎥이었다.
강릉시는 지난달 19일 실시한 가뭄 대응 비상 대책 기자회견 자료에서 저수율 20% 이하에서는 수도 계량기 50% 제한급수 등의 효과로 하루 생활용수 공급량 약 5만 7000㎥, 강력한 제한급수가 시행되는 15% 미만에서는 약 3만8000㎥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계량기 50% 잠금으로 절수 효과 40%, 75% 잠금의 강력한 제한급수로 60% 절수 효과를 각각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해수욕장이 폐장해 피서객과 관광객이 감소하고 대규모 숙박시설 축소 운영, 체육시설 및 공중화장실 폐쇄, 시민들의 대대적인 절수 운동 등의 조처에도 물 사용량이 사실상 눈에 띄게 줄지 않고 있다.
지난 30일 오봉저수지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도 강릉시의 수도 계량기 잠금 방식의 제한급수에 대해 "획기적으로 (물 사용량이) 줄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제 제한급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30일 강릉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가뭄 같은 자연재해로 재난 사태를 선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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