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 본원 가보니
로봇·AI·디지털트윈 등과 융·복합
"해체 기술 추격자에서 선도국으로"
내년엔 원전 해체 실증분석동도 추가
"대한민국이 원전 해체 기술 선진국에 진입하는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2일 오후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원복연) 본원에서 국내 첫 원전 목업(실물 크기의 모형) 설치 행사가 열렸다.
원복연 개원 5주년 기념식을 겸한 이 날 행사에서 이광호 원복연 연구본부장은 "세계적으로 경수로 원전 해체 경험을 보유한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며 "국내 첫 원전 목업은 충분한 실·검증 데이터를 제공할 뿐 아니라 4차 산업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해체 산업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설치된 국내 최초 경수로 목업 시설은 실제 원전과 동일한 구조와 환경을 구현해 신뢰성 있는 해체 실증 연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원복연 송무근 팀장은 "원자로의 크기와 1대1의 크기로 구현해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실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목업은 한국수력원자력 및 협력 업체,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서 개발한 해체 기술이나 장비를 테스트해볼 수 있다. 원전 목업이 들어선 목업동에는 대형 크레인도 설치해 해체 장비나 절단 부위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원전 목업은 모듈 형태로 제작해 한번 해체하거나 절단하더라도 반영구적으로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
원복연은 우선 원자로 용기와 상부 구조물 목업을 우선 설치했으며 앞으로 상부 헤드, 하부 헤드, 하부 구조물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 해체 경쟁력 강화 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2023년부터 4년간 1289억원이 소요된다. 목업 제작은 지에스중공업이 맡았다.
원복연 관계자는 "산학연, 중소기업, 청년 연구자 등 누구나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열린 혁신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글로벌 표준 기술 개발, 해체산업 생태계 활성화, 미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복연은 로봇,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 등 4차 산업 기술과 결합한 융·복합 기술을 개발해 세계 원전 해체 표준을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목업동에는 원전 목업 이외에 비츠로넥스텍이 개발한 플라즈마 토치 용융시스템(PTM)도 설치돼 있었다. 이 장비는 플라즈마 토치에서 나오는 높은 열을 이용해 해체 시 나오는 폐기물의 부피를 줄이는 설비다.
목업동 옆의 연구동에는 핵종 분석 연구시설도 들어섰다. 이 시설에서는 원전 해체 시에 나오는 폐기물의 방사능을 측정하는 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내년 10월에는 추가로 실증 분석동이 건설될 예정이다.
원복연은 원전 해체 기술 실증 및 고도화, 해체 사업 지원 등을 위해 2020년 공익 법인 형태로 설립됐다. 원전 계통과 화학 물리 제염, 원전 환경 및 부지 측정, 해체 폐기물 특성 분석 등의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한다.
원복연은 고리원전과 가까운 부산 기장군에 본원이 있으며 중수로형인 월성 원전이 있는 경주에 분원(중수로해체기술원)이 있다. 향후에는 중수로형 목업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관계부처, 산학연 전문가, 지역사회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원전 해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10여명에게 포상이 수여됐다.
부산=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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