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이트 만들어 '가입비·보안비' 요구
조건만남을 미끼로 거액을 가로챈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규모는 총 100억원에 육박한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혐의로 총책 A씨(42)와 중간관리자 B씨(26)를 구속하고 조직원 9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해 5월부터 약 6개월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건만남 알선' 광고를 내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가짜 사이트를 통해 총 93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성 노출 사진과 출장 만남을 알선하는 것처럼 꾸민 허위 사이트를 제작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홍보했다. 이를 본 피해자들이 사이트에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하고 만남을 요청하면 '가입비'와 '보안 심의비'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수법이었다.
경찰은 사회 초년생들이 캄보디아로 해외 취업을 다녀온 뒤 사기 범행에 가담한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해 A씨 등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93억원의 범죄수익금을 거둔 사실을 파악하고 피해자 중 35명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해 피의자들 검거에 성공했다. 확인된 피해자 35명이 잃은 돈만 14억5000만원에 달한다. 다만 '조건만남'을 목적으로 한 범행 특성상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려 전체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경찰은 현재 캄보디아에 머무는 일부 조직원들에 대해서도 국제 공조를 통해 추적에 나설 계획이다. 강원경찰 관계자는 "진화하는 악성 사기 범죄에 대해 수사역량을 집중해 지속해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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