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영상 일부 온라인 확산
열람 과정 촬영한 것으로 추정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이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한 당시 CC(폐쇄회로)TV를 열람한 가운데 해당 영상 일부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영상은 CCTV를 열람하는 현장을 누군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약 19초짜리 영상에는 화면 속 윤 전 대통령이 자리에 앉아 특검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무언가 말을 하는 모습이 살짝 담겼다. 난감해하는 집행관들의 모습도 생생히 담겼다. 이 모습에 베이지색 미결수 옷 상·하의를 입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과 상의 탈의한 상태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1일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 체포 당시 CCTV 영상 등을 시청한 후 기자들과 만나 "1차 집행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누워 집행을 거부하면서 '나에게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며 "'몸에 손대지 마라'고 하는 등 반말 위주로 집행을 거부하면서 저항했다"고 전했다.
CCTV 영상을 지켜본 법사위원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특검팀의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긴팔과 긴바지를 입은 상태로 구치소 내에서 대기하면서 "변호인을 불러 달라"며 체포영장 집행을 거절했다. 이에 수용자들의 호송을 담당하는 출정과장과 특검팀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방에 들어가자 윤 전 대통령은 상의와 하의 모두 속옷 차림으로 갈아입은 후 이불을 덮은 채 집행 거부를 이어갔다고 법사위원들은 전했다.
지난달 7일 특검팀의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는 특검팀이 구치소에 도착했을 때부터 윤 전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양반다리를 한 채 성경책을 읽으며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정과장이 영장 집행에 응할 것을 요청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내가 집행을 거부하겠다는데 무슨 자격으로 영장을 집행하냐. 변호인을 만나게 해달라"며 저항했다고 CCTV 영상을 본 법사위원들은 주장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또 2차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특검이 물리력을 행사해 윤 전 대통령을 다치게 했다는 주장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앉아 있던 의자를 밖으로 끌어당기는 정도였다고 반박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추가 논의를 거쳐 윤 전 대통령의 CCTV 영상을 공개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CCTV 열람과 관련, 국민의힘과 윤 전 대통령 측은 "망신 주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오늘 국회 법사위는 특혜 제공 및 수사 방해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구치소의 CCTV를 열람했으나, 이는 형집행법 및 정보공개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며 "CCTV는 수용자 또는 시설을 계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국회가 의결한 것과 같이 특혜 제공이나 수사 방해 목적을 확인하기 위해서 사용하거나 열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리인단은 또 "교정시설 내부 CCTV는 보안시설 영상물로 비공개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며 "이는 수용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교정시설 내부 구조나 경비체계가 노출될 경우 보안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체포의 위법성에 대한 법적 판단은 사법부의 영역이며 국민의 알권리에 속하는 사항이 아니다. 수사기관이나 법원도 아닌 국회가 이를 확인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목적으로 법률을 위반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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