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협치 당부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가 1일 막을 올린 가운데, 여야는 첫날 열린 개회식에서부터 복장을 문제를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진보진영 소속 의원들 대다수는 이날 정기국회 개회식에 한복을 갖춰 입고 참석했다. 이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의 제안으로 우 의장과 국회 의장단이 여야 의원들에게 요청한 사항이었다.
민주당 의원 다수는 주로 당색인 파란색 저고리나 두루마기를 입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한복을 입고 손에 부채를 든 채 개회식에 참석했다. 일부 의원들은 갓을 쓰거나 부채를 손에 들고 나타나 이목이 집중됐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저승사자 차림을 해 동료 의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한복을 착용한 의원들은 서로 덕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개회식 전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개회식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사진 촬영은 계속됐다. 박찬대 의원은 숙종이 모친인 명성왕후에게 보낸 한글 편지가 적힌 파란색 두루마기를 입었다. 의원실 관계자는 "왕이 쓴 한글에서 볼 수 있듯 시대의 변화와 전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같은 당의 진성준, 강선우 의원 등과도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회색 바탕에 보라색 빛이 감도는 한복을 입은 우 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어서 모두가 한복을 입지 못한 것은 아쉽기는 하다"며 "한복을 세계 속으로 알리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상복을 입겠다고 예고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정장에 근조 리본을 상의에 매단 채 본회의장에 나타났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검은 넥타이와 근조 리본을 매고 개원식에 들어가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 정치의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에게 현 시간부로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주고자 한다"며 "(범여권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새 지도부와 함께 싸우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의 개회사 중에도 굳은 표정으로 모니터를 지켜봤다. 일부는 개회사 도중 본회의장을 나갔다가 회의 이후 복귀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더 센 특검법', 검찰·사법·언론 개혁법 등 처리를 앞두고 여야는 극한 대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밖에도 새 정부 예산안, 내각 인선을 위한 인사청문회,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 등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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