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기여자 공모 시작
“공립 전환까지 검토해야”
광주 교사노조가 홍복학원 정상화와 관련해 "비리 세력 유입을 막고, 공립학교 전환까지 검토해야 한다"며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교사노조는 1일 성명을 내고 "재정기여자는 학원의 채무와 광주시교육청 환수금 등 부채를 우선 해결해야 할 책임 있는 자리"라며 "부동산 개발업자나 비리로 물러난 종전 이사들이 이름만 바꿔 인수전에 나서는 일이 없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산구가 인수한 뒤 공립학교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정상화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홍복학원 정상화 특위'를 꾸려 운영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복학원은 지난달 27일 대광여자고등학교 홈페이지에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자 공모'를 공지했다. 공모 대상은 교육적 인식과 재정적 투자 능력을 갖춘 시민이며, 접수 기간은 이달 19일까지다. 임시이사회는 23일 서류·발표 심사를 거쳐 재정기여자를 선정하고, 24일 대광여고와 서진여고 홈페이지를 통해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재정기여자는 ▲학교 발전방안 ▲재정기여 목적 ▲자금조달 방안 ▲통학로 문제 해결방안 ▲지역사회 기여 방안 등을 담은 정상화 추진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홍복학원은 설립자 이홍하 씨의 교비 횡령 사건으로 2015년 임시이사가 파견된 이후 줄곧 불안정하게 운영돼 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민간개발업체가 대광여고·서진여고 통학로 부지 소유권을 행사한다며 왕복 2차로 중 한 차로에 컨테이너를 설치하면서 학생들의 통행 불편이 발생했고, 개발업체와 갈등이 이어졌다.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꾸려 임시이사·시민단체·교수·법인 관계자와 대책을 논의해 왔으며, 올해 3월 대광여고 인근 통학로 갈등을 직접 중재하기도 했다.
재정기여자가 확정되면 시교육청 검토와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정상화 여부가 확정된다. 외부 재정기여자가 없을 경우 재공모 절차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정상화 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통학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여동구 홍복학원 임시이사장은 "교육적 안목과 재정적 의지 있는 분이 나서 법인을 정상화하고, 서진여고와 대광여고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복학원은 광주 남구 서문대로에 위치한 대광여고(24학급 528명)와 서진여고(17학급 254명)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용 기본재산은 토지 3만9,000㎡·건물 1만9,000㎡, 수익용 기본재산은 토지 6만9,000㎡·건물 193㎡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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