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재료 유지하면서 가격 낮춰
불필요한 과정 빼고 마진액 고정
국내 빵값이 비싼 이유
"원자재, 인건비, 판관비 때문"
구독자 360만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와 함께 '베이커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가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빵값의 비밀을 밝혔다.
최근 유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반지하 유정수'에서 ETF베이커리와 관련 상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유 대표는 ETF베이커리에 대해 "농장과의 직거래, 유통 과정을 줄여서 가장 최고의 퀄리티의 신선한 빵을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콘셉트"라며 "단순히 싼 빵을 만드는 게 아니라 어디 견주어도 손색없는 최고의 빵을 싸게 팔아야 한다는 신념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ETF 베이커리는 현재 서울 성동구 글로우성수에 마련된 베이커리 팝업스토어로,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의 유명세와 저렴한 빵 가격을 앞세워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로우성수 팝업스토어 주요 빵 가격은 소금빵·플레인 베이글·바게트 990원, 식빵·무화과 베이글 1990원, 명란 바게트 2450원, 오메기 단팥빵 2930원, 표고버섯 트러플 치아바타 3490원, 복숭아 케이크 2호 1만 8900원 등이다.
그는 "원자재에서 크게 줄이지 않았고, 원재료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춘 핵심은 인건비 절감"이라며 "복잡한 빵의 성형 과정을 단순화하고, 포장 비용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특히 ETF베이커리는 기존 빵 업계의 관행과 달리 마진율이 아닌 마진액을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예컨대 마진액을 800원으로 고정하면 원가가 200원짜리는 1000원, 원가가 1200원짜리는 20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유 대표는 "원가가 높은 재료를 넣더라도 가격은 원가 상승분만큼만 올리기 때문에 가성비가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슈카월드와 함께하니까 하지, 아니면 이런 시도나 실험을 해볼 생각을 못 했을 것"이라고 했다.
유난히 비싼 한국 빵값…이유는 원자재·판관비·인건비
유 대표는 우리나라 빵값이 높은 이유로 크게 재료비와 인건비, 마케팅 비용 등을 지적했다. 그는 "밀가루, 설탕, 우유, 계란, 버터 등 주요 원자재 중에서도 특히 우유와 계란 가격이 높다. 우유의 경우 선진국 대비 두 배 이상 비싸다"고 말했다. 국내 낙농업은 보호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어 공급자가 가격을 결정하고 정부가 일정 가격 이하 판매를 금지하는데, 자유시장 원리에 따라 가격이 낮아지기 어렵다고 짚었다.
유 대표는 국내 빵 업계의 특성과 관련 "우리나라 빵은 디저트 성격이 강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광고와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다양한 종류의 소량 생산과 매번 다른 반죽·발효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빵집은 공장에서 생산한 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생지 상태로 가져와서, 매장에서 최종적으로 구워내는 방식이다. 생산 공정이 이원화되면 비용이 늘기도 하고, 냉동상태 그대로 배송하는 데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동네 빵집도 소량 다품종 생산을 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글로우서울은 공간·브랜드 기획사로 연 매출은 700억원에 달한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카페의 신'으로 통한다. 최근 제주도에 카페를 창업한 배우 이동건 역시 유 대표에게 메뉴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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